봄이 오다가 여름이 와 버렸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에 많은 집들의 화초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다행히 사무실에 있던 난들은 얼어죽지 않고 잘 버텨 주었다. 그 중의 하나는 보살피는 사람의 부주의로 죽어버렸다.
화초를 좋아하는 나는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직장생활에서 화초에 물을 주면서 작은 여유를 찾곤 했다. 아무 생각없이 주었던 죽은 화초에 어느 날 문득 파란 새 싹이 보였다.
너무나 반가워 사람들에게 알리고 봄을 맞이하러 나온 싹을 온갖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우유를 탄 물을 주고 쑥쑥 잘 자라라고 말을 해주며 자식처럼 사랑을 주었다.
집에서도 당근 밑둥에서 싹이 나면 ?緞?썰어서 접시에 놓고 물을 넣어준다. 희한하게 당근 싹은 예쁜 연두색으로 길게 길게 자라난다.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잘 자라거라, 참 예쁘다 라는 말을 해주면 당근이 더 좋아서 잘 자란다고 했더니 아이들은 아침,저녁 문안인사를 하느라 시끌시끌하다. 특히 다섯 살난 작은 아이가 신기해하며 정말 사랑스런 얼굴로 당근에게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순수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나도 아이들처럼 난에게 부디 잘 자라기를 진심으로 말해준다.
아직도 키는 커지지 않았지만 단단한 몸집이 아마도 씩씩하게 자랄 것이라는 믿음이 가게 한다.
사람이든 화초든 사랑으로 보살피면 절대 나쁜 길로 빠지거나 말라죽지 않는다. 사랑받고 관심받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많은데 남에게 다른 것들에게 내 사랑을 나눠 주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누구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할 뿐이다.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내 삶이 행복해질거예요.
여러분 사랑해요.
모든 것들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