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
띠~디!
문자가 왔다는 신호다.
영감탱이 날밤을 깠으니 보고 하려는가?
연락도 없이 또 외박.
이걸 아주 요절을 내 버려?
( 나 혼자만 생각했음 )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했더니 머리가 무겁다.
꾸벅거리다가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고
그리고 다시 스르르~
창밖이 훤해온다.
날이 밝았나보다.
문자를 열고 내용을 보니
" 일어났냐? 나 지금 사우나실에 있다 "
그래서...어쩌라고?
혼자말을 해 본다.
잠시후~
다시 띠~디!
" 당신도 사우나 하고 지둘려라. 내 곧 갈테니 "
넨장할~
우리집에 무슨 사우나 시설이 있다고...
사우나는 고사하고라도 욕조라도 있었으면 좋겟다.
욕조는 이미 깨질대로 깨져서는 테이프로 덕지덕지...
그냥 샤워기 대고 물 뿌리면 목간 끄~읏
칠년간을 이리 살아왓건만 새똥빠지게 웬 사우나?
이집으로 이사온지가 지금 칠년되었고
이사오는 날 부터 욕조는 깨져 있었다.
주섬주섬 옷 주어입고 딸아이 등교준비를 한다.
하긴, 옷도 벗지않고 입은채로 쪼그려 잠을 잤으니
옷이라고 입고 자시고 할것도 없지만...
아침밥맛이 없다는 아이
반 폭력으로 어거지로 몇술뜨게 하고 등 떠밀어 학교로 보낸다.
" 우리 엄마는 조폭이야 "
궁시렁 거리는 딸아이 말소리를 못 들은척
대충 시서리 끝내고
화장실겸 욕실로 간다.
가스 순간 온수기를 켜 놓고 따뜻한 물로...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적시운다.
밤새 뒤척이는라 쌓였던 피로가 한순간에 풀리는듯한 기분이다.
온몸이 녹작지근한게...
참 좋다.
어제밤에는 평상복으로 입고는 잠을 자고
날이샌 이른 아침에야 난 잠옷을 입는다.
영감탱이의 사우나 행은 사랑을 나누자는 무언의 약속이니까.
딸깍!
대문을 따는소리.
뽀샤시한 모습으로 영감탱이 현관안으로 들어온다.
아침밥상을 차려서는 코 앞에 갖다주니
맛나게도 먹어준다.
싱크대에 설겆이 그릇 대충 담가놓고...
치카치카~ 양치질을 한후.
우린 팔베개를 하고 나란히 누었다.
서방의 손이 내 가슴위로 올라온다.
나...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불과 수십초나 되었을까?
색색 거리는 고른 숨소리가 내 귀로 들리는거다.
이론~~~~
시방 뭐 하자는겨?
황당+ 기막힘+ 어처구니 없음...
서방의 손을 매몰차게 내 가슴에서 뿌리쳐 버린다.
이에 화들짝 놀란 울 서방...
" 나 시방 아다라시인데... "
그리고 다시 더듬더듬...
위로 아래로.
요번엔 잠이좀 깼으려나? 기대해 본다.
허나~
불과 또 몇초후.
요번엔 아까보다 강도가 던 센 그 소리
새근새근이 아닌... 푸아~ 푸아~
물 푸레질을 하고 있다.
다시 열받는 나.
" 에라이 이 웬수야 "
올려놓은 서방의 다리를 확 밀쳐내곤 벌떡 일어난다.
또다시 놀란 울 서방.
" 나 오늘 아다라시인데... "
" 어쩌라구? "
" 아다라시라구... "
참나~ 기막혀.
헛 바람 씩씩 거리는데 아예 이젠 곯아 떨어져 가는 울 서방.
"크아~ 푸우 나, 아다라시인데...드르렁~ 푸아~ 나 아다라시... 음냐음냐 아다, 아다.... "
그리고는 세상 모르게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간다.
밤새 일을 하고 사우나 까지 갔다가 배불리 밥 까지 먹어 놨으니
지금 잠이 안오면 비정상이지...싶은 마음에
측은한 눈으로 서방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그래두... 한쪽에서는 열이 받아지는데
한숨재우고 나서.
히히 그때가서 내 오늘 아다라시 한번 따 먹어봐야지.
밤새 뒤척인 잠이 서방의 코고는 소리에 슬슬 내 눈까풀도 내려 앉는다.
쿨~ 음냐음냐 나 오늘 아다라시인데...
쿨~ 홍야홍야 나 오늘 아다라시 따 먹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