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PC방을 나왔다.
대화방에서 만난 동해언니 말로라면
정동진 해돋이 공원에 배가 있단다.
공원 낭떠르지에 대롱 매달려 있는 듯한
배의 형체......
무지 큰 범선이였다.
화려한 조명탓인지
눈부시고, 정말 실내는 말그대로
진 풍경이였다.
해군같은 제복을 입은 남.녀 웨이터들이
쟁반을 들고 돌아 다녔다.
입구에 내가 들어서자,
한 웨이터가 다가 온다.
"몇 분 오셨어요?"
"저 혼자 왔어요."
난 당당하게 말했다.
네 그러면서 자기를 따라 오란다.
타원형의 유리가 있는 바깥을 훤히 볼수 있는
자리로 날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갖다준 메뉴판.....
난 쭉 훑어 보았다.
안심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고,
오늘은 왠지 레드와인으로 긴장했던 기분을
풀어 주고 싶었다.
어떻게 구워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난 피끼가 질퍽하게 나는 그런 형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바짝 굽지만 마라달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후 식사가 나왔다.
스프로 입가심하고,
나온 스테이크는 정말 일품이였다.
근데, 와인을 입에 대는 순간
난 후회한다.
차라리 입에 익숙한 포도주를 시킬걸
괜히 분위기 잡는답시고.......^^
난 혼자 피식 웃어 버린다.
식사를 하며 내다보는 밤의 전경은
한마디로 굿~ 이였다.
바닷가에서 연인들이
터트리는 폭죽빛이 시야를 붙잡고,
조금씩 새어오듯 들리는 파도소리 또한
눈길을 끌었다.
식사를 마치고, 난
공원 한바뀌 돌고 다시 정동진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렸지만,
산 중턱에 있는 공원이라 택시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
공원 직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아까 올라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가면
그리 멀지 않을거란다.
20분 정도면 충분하다며.....
난 걷기로 했다.
그리고, 무작정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근데, 두개 정도의 가로등만 존재하고
그게 사라질즘 진흙같은 어둠이 뿐이였다.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오늘 여러 경험 하는구나 싶었다.
한참 걷고 나서야 나타나는 횟집들.....
그리고, 어는 상가주인에게 물었다.
정동진역을 어디로 가야하냐구....
그녀는 굴다리를 지나서 무작정 바다길로만 가란다.
그럼 나올거라며......
모르는길은 물어서 갈 수 밖에
그리고, 시키는 대로 갔다.
푹푹 빠지는 모래밭길....
나름대로 좋았다.
근데, 눈길이 바다로 향했을즘
파도가 아름답긴 커녕
삼킬것 같은 두려움이 앞섰다.
여기에 예전에 간첩이 나왔다는 곳이였다.
간첩이 올만했다.
인적이 드물고,
누가 와도 행인이려니 싶었다.
그리고, 한참 걸었더니
포장마차 불빛이 나왔다.
그걸 보는 순간
"휴~"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래서 여자는 혼자 돌아다니면 안되는 것일까?
그래도 좋은 경험이다 싶다.
아까 선물 샀던 그 집도 보이고
이젠 낯설지 않았다.
기차 건널목을 지나
난 역 안으로 들어섰다.
시계를 보니, 8시 45분이였다.
10시 넘어서 까지 뭐하지?
근데, 어둠이 밀려오니 집에 식구들이 걱정이 되었다.
난 잔돈을 바꾸어 공중전화 박스로 향했다.
그리고, 건 가게는
전화벨이 울릴뿐 받질 않는다.
남편 핸드폰으로 걸었다.
2번채 울리기도 전에 받았다.
"네..."
하는 대답이 기운이 없었다.
"저에요....."
"응...."
어디냐고 묻지도 않는다.
그런데....
"언제 올건데?"
"내가 없음 잔소리 하는 목소리도 안들리고
조용할텐데 왜 오길 바래?"
그는 피식 웃고 만다.
웃음으로 때울려고.....
"여기 정동진이야.....
밤차로 돌아갈거니깐.
나 집에 돌아가면 더이상 아무것도 묻지마.
그냥....평소대로 생활 하자구요.."
얼마나 뻔뻔한 말투인가.
말해 놓고도 난 정말 웃긴 여자였다,.
"알았으니....돌아 오기나 해.
언제 도착 해?"
"낼 새벽 6시 도착이니.
집에 가면 7시쯤 되겠네.."
"나 내일 출근해....
7시쯤에 나갈 예정인데....
집에 일찍와....잠깐 사이에 애들 깨진 않을것 같은데."
"그래요.....집 엉망이죠?
안 봐도 훤하네..."
"후후......그렇지뭐..
근데, 그 좋은 곳을 왜 혼자가?...."
"혼자니깐 왔죠..."
"담엔 같이 가자.."
그리고, 머뭇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생각보다 부드럽게 나왔다.
나 없는 동안 느낀바가 많은가?
승리 한듯 난 속으로 맘껏 웃었다.
승리와 패자는 없다.
하지만, 난 내가 느낀바가 있듯
남편 또한 서로가 생각할 시간이
된건 확실했다.
그리고, 노래방을 향했다.
1시간 넘게 남은 시간을 떼우기엔 그 곳이
젤 안전할것 같았다.
난 가을.겨울....바닷가에 관한 노래를
실컷 불렀다.
와인을 마신탓인지 목소리가 매끄러웠다.
그리고, 10시가 넘었을 즘,
난 그 곳을 빠져 나와
정동진 역 대기실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때마치 TV가 켜 있었고,
"사건25"프로가 나오고 있었는데,
범인의 여자가
남자에게
"담에 정동진에 우리 일출보러 가요"
라는 대사가 나오자.
거기 있던 사람들이 정동진이래하며
다들 웃고 떠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기차는 도착했다.
꽤 추워지는 바닷바람이 정말 옷깃을 세우게
만들고, 어휴 추워 하는 말들이 새어 나왔다.
난 올라가며 5번 칸으로 향했다.
참......따뜻했다.
기차 안은......
그리고,짧은 여행이였지만,
피곤 한 탓에 난 코트를 덮고 잠이 들었다.
진흙같은 어둠만 있을 뿐
바깥은 볼게 없었다.
내가 지금 잠들면 어디쯤 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