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이층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올라가보니 아버지앞가슴쪽이 살껍질이 다 벗겨져
진물이 흐르면서 벌겋게 되어있었다.
너무나 황당해서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근 한달동안이나 씻지를 못한 아버지를 엄마가 오전에
샤워라도 시킬요량으로 씻기다가 그만 뜨거운물에
데었다한다.
당황한 엄마는 약을 사다 발라주면 괜찮지 않겠냐고
약국으로 나가려 하신다.
약만 발라서는 나을 상처같지가 않은데도...
화가나서 참을수가 없어 엄마한테 막 퍼부어댔다.
그렇게도 아무것도 모를수가 있느냐고...
이게 약만 발라서 나을 상처냐고...
이꼴 저꼴 내눈에 안보고 살고 싶다고...
그렇게 막 ... 정신없이 엄마한테 해댔다.
엄마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지만 난 안다.
환자 간호도 힘든데 딸한테까지 이런소리를 들어야하나
그냥 죽고싶었을꺼다.
얼마전까지 장사를 하시던 친정부모님은 평소 당뇨에 혈압이
높았던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장사집을 접고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집으로 들어오셨다.
단돈주택 1층에 우리가 살고 2층에 살던사람을 내보내고 들어오신지
얼마되지 않았다.
거의 한쪽팔다리를 못쓰고 언어장애에다 일어서는 것은 꿈도 못꾸고
심지어는 대소변도 받어낸다.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속도 상하고 어찌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마음이 참 찹잡하지만 될수있으면 그런마음을 내 비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했었다.
이럴때 형제라도 있으면 의논이라도 할텐데...
피붙이 하나 없는 내 신세가 처량맞기도 하고.
환자 본인도 힘들겠지만 엄마가 힘들다는건 너무나 잘 안다.
장사하시던 분이 좁은집에 하루종일 들어앉아서 환자의 손과발이
되야 한다는게 어디 말처럼 쉬운일인가.
아버지도 불쌍하고 안됐지만 엄마도 보고있으면 너무 속상하고.
그 속상한 마음들이 오늘 아침 그 사건으로 인해서 나도모르게
밖으로 튀어나왔나보다.
아침에 엄마한테 그리 퍼부어대고 그래도 먹고산다고 가게에 나와
앉아있다.
조금만 그냥 참을껄.
옛날 사람들이 몰라서 그럴수도 있었을텐데.
하루종일 속상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리엄마 또 한쪽에서 눈믈 훔쳐내고 있을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