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65

소먹이러 산에 갔던일....


BY 아침이슬 2002-08-29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엔 어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박이며 감자를 삶아 먹던..
나무엔 너무많은 매미들이 우렁차게 울어대던...
그 여름방학이 오면 초등학교에 다니던 우리는
집채만한 소 한마리씩의 고삐를 움켜쥐고
허리엔 보따리 하나 매고,
그 보따리 춤엔 곡괭이 하나를 매달고는
먼 뒷산으로 소를 이끌고 갔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갈라치면
가끔은 소 꼬리에 뺨을 후려 맞기도하고
또 가끔은 뒷발에 차여 눈물자국을 시커멓게 얼굴에 묻히곤
우리집 보물 1호인 소를 맡은 책임감에
눈물자국 씻을 겨를도 없이 산으로 향했다...

산으로 향해향해 올라서 뿔위에 고삐를 예쁘게 감아
엉덩이를 한번 투---욱 치면 좋아라며 풀들을 뜯으며
숲속으로 사라지는 소를 뒤로하고.
앙징맞게 피어있는 도라지꽃을 찾아
열심히 곡괭이를 움직여 한보따리 담고.
산딸기며,다래며,머루를 먹은 입은 새까맣게 물이 들어
순수 자연인의 모습이 되었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면 자기집 소를 열심히 찾아 몰고 내려오는데
어떨땐 소를 잃어버려 울다울다 지쳐서
시커먼 고무신만 앞세워 내려오면
그밤 어른들은 햇불을 들고 온산을 ?고 다니셨다....
근데 이상한건 한마리 잃어버린 소는
꼭 사람의 묘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
뭐때문인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