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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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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75 ( 빛과 그림자 )


BY 올리비아 2002-08-23

"전화 받어 봐~"
"나?"

차안에서 한껏 바깥풍경에 심취해 있는 
내게 갑자기 걸려온 핸폰을 남편이 건네준다.

핸폰이 없는 난 연락처를 남겨야 되는 경우에는
늘 남푠의 핸폰 번호를 알려 주었기에 가끔은 그렇게
내 전화가 남푠의 핸폰으로도 걸려오기도 한다.

"누군데?"
"방송국이래"
"방송국?"

"여보세요?"
"아~ 비아님이시죠?"
"네 그런데요~"
"네 저는요 모모방송국.. 모모프로의 누구입니다.."
"아..네..그..런데...무슨 일로.."
"다름이 아니라 저하고 언제 통화하셨었죠?"
"..글쎄요..잘..기억이..."

그 방송국의 모프로는 내가 잘 알고 있었다.
오래전에 나의 글이 서너번 방송을 탔었기에..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전화를 걸어서는 내게 
기억에도 없는 전화를 했다고 하더니 결론은 
음악과 관련된 사연 하나만 급히 올려 달라는 것이었다.

"저 내일 밤 늦게 도착하는데요..지금 휴가 중 이거든요~"
"아~그래요?그럼 모레 오전에 글좀 올려주시구여 오후에 녹음좀 합시다."
"그..그럴께여.."

갑자기 받은 전화에서 난 좀전에 가벼웠던 
마음들이 어느덧 서서히 부담이 가기 시작했다. 

무슨 글을 쓸까..사연이야.. 많지..
그런데 갑자기 무슨 녹음을 한다는거지?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잠시 잠겨있는데..

"오~ 이작가님 유명하십니다~~방송국에서 전화도 다 오고?"
"ㅋㅋ구럼~~~그러니 잘 모시도록 하게나~ 운전조심하고..에헴~^^"

그러며 차안에서 남푠과 아이들에게 
한껏 눈을 내리깔고 목에 힘을 잔뜩 주고는 
걸려온 전화 한통으로 그렇게 잘난척을 떨었다.

그리곤 그 이튿날 집에 돌아와 대충 정리를 마치고는
예전에 언제 썼었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서 올렸다.

그와 연애시절 커피?熾【?행운권 추첨에 
뽑혀 노래까지 부르게 된 남편이 이야기를..

그때 남편이 노래대결에서 1등으로 뽑혔던 그 노래
"빛과 그림자"를 추억의 노래 사연으로 올렸더니..

방송국에서 다시 내글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오더니
그 글을 내가 읽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에휴...미치겠네...
"저 목소리도 안좋고여..이런거 안하면 안되나요?"
"아닙니다 지금 목소리 좋으세요~"

참나..내 목소리 좋다는 소리 첨 듣는당..
주로 듣는 소리가..자다 일어났냐~ 아님 어디 아프냐.. ㅡ.ㅡ;

난 그나마 생방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시작된 내 사연을 내가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말이 빠른지..
떨리니까 말도 빨라지네..

드뎌 세번읽고 END...
"비아님~ 수고하셨습니다..그럼 내일 방송나갑니다.."
"네..수고하셨어여~"(에휴..)

다음 날..
무쟈게 어색한 내 목소리가 방송에서 흘러나온다.

그러자 나의 사연이 끝나면서 바로 지금 흘러 나오는
이 음악이 크게 퍼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한껏 무르 익는다.

어머! 너무 멋지다..(내목소리만 빼고..-.-)

그때 그 시절.. 
지금 이 노래를 불렀던 남푠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그땐 참 멋있었는데..지금은....@#$#$#%@@...ㅎㅎ

비록 사연은 엉성하게 읽었지만 그래도 또다른 멋진 
추억으로 남겨 놓은것 같아서 나름데로 기분은 좋았다...

그날 밤 남편이 퇴근하고 애들 들려주긴 쑥스러워서
둘이 안방으로 들어와 녹음한 테잎을 틀었다.

"말이 좀 빠르네.."
"웅..좀.. 천천히 읽을걸.."

잠시 그렇게 사연이 소개되곤 음악이 크게 흘러나온다.

"음...괜찮은데?"

그러며 남푠은 침대에 엎드려서 
그 음악을 조용히 따라 부르고 있었다.

"♪사랑은~~ 나의 천국~~♩사랑은 나의 지옥~~~"

문득 노래가사를 듣고는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
"웅"
"지금은.. 천국이야~ 지옥이야~"
.
.
.
"지..옥.."
"칫~..."-,-

ㅎㅎㅎ
그래..마쟈..

사랑은.. 천국과 지옥을 
드나드는 험난하고도 험난한 길이지..

오늘이 천국이면 내일이..
지옥일때도 있을테구..

오늘이 지옥이면 내일이.. 
천국일때도 있을테니깐...ㅎㅎㅎ

그런 의미로 우리..
오늘 밤..분위기도 좋은데.. 

천국 나들이 좀 다녀올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