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면 이젠 후끈하는 열기를 느낄수가 없다.
여린팔 살갗을 스치는 그 내음은
분명....
내겐 가을의 전령사인가보다.
올해의 여름은 유독 빨리 가버릴것만 같다.
10여일을 끊임없이 내리던 폭우때문에
지겨운 여름을 조금 잊고 사는가 보다.
머지않아 여름은 가련만
그 가버릴 시간속에 나의 삶의 시간도 덤으로
여지없이 같이 보내야함이 나를 힘들게 한다.
덧없는 세상살이에 무에 그리 미련은 많은지....
어제가그립고,
오늘지난 또 오늘이 그립다.
가을이 오기도전에 왜이리 빨리 계절을 느껴야 함인지...
남보다 곱절로 아파해야하고
늘 그 자리를 돌면서도 손아귀에 움켜진건
늘상..
허무...
쓸쓸함....그것뿐이었다.
헤매이지 말자고
가슴에 이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서보자고
허물어지면서도 되뇌이건만
나는 정체된듯 고뇌의 웅덩이로 추락하고 만다.
하늘은 곧 쏟아놓을 빗물을 가득 머금은채
대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의 가슴은 곧 뱉어낼 고뇌의 숲에서
다시 맴돌고있다.
이제 다가올 고독의 계절을 철저히 반기며
오늘의 이 아픔이
나의 성숙을 위한 거듭나기의 첫걸음이라고....
건너편 옥상의 등나무가 마구 흔들리는걸 보니
비를 몰고오는 바람의 예고편 같다.
비가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