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결혼이라는 굴레를 쓰고 십 년을 집이라는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덧 자신들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되었고, 발전없는 무기력한 내 삶을 재정비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문화센터의 글쓰기 강좌를 아주 열심히 선생님 말씀 잘듣는 착한 학생으로 공부했습니다. 다음으로 컴퓨터에 대한 도전으로 '일하는 여성의 집'이라는 단체에서 사무용 엑셀을 배웠습니다.
뭔가 풍부해져감을 느끼면서 사회라는 곳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새로 옷도 여러가지 준비하고 화장품과 신발이나 기타 그동안 신경쓰고 살지 않았던 물품들을 하나씩 사면서 나를 가꾸는 일에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돈을 쓸 때는 손이 떨리기도 했지만, 남편에게 거북스러울 정도로는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십 장의 이력서를 작성하고 생활정보지의 전화번호를 보면서 집에서 가까운 곳의 회사들을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나이가 만만치는 않았지만, 집단에 충실한 386세대의 당당함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음을 주장했고, 여러 곳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습니다.
나는 아직 내가 사회에서 쓸모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내가 선택할 수도 있겠다는 자만심까지 가졌습니다.
나는 나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함에 성공하였습니다.
지금은 봉사단체에서 약간의 업무비를 받으며 사무일을 봐주면서 나도 만족하고, 일찍 끝내고 집에 가서 아이들을 만족시켜주면서 수퍼우먼의 보람과 성취감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성공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사회적으로 커다란 성공만이 다가 아닙니다. 내 삶을 만족스럽게 꾸려 나가는 것도 훌륭한 성공입니다.
아줌마들!
실업자가 얼마다, 몇 프로다. 떠드는 소리에 겁먹지 마세요.
할 일은 많은데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예요. 뭔가 시작하려거든 처음부터 한꺼번에 원하는 대로 시도하지 마세요. 서서히 준비하세요.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줌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