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때 늦은 가을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다.
그렇다. 누군가 가을 감기는 마음의 감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런데 나는 딱히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누군
가와 헤어져 마음이 썰렁한것도 아닌데, 이 감
기는 오랜동안 내 안에서 빠져 나갈 생각을 하
지 않는다.
나는 사람이 그립다. 나이를 먹었어도 아직은
비겁하지 않고 이제 중년 아줌마가 되었어도 꺽
이지 않는 의욕이 있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도 내 목에 칼을 들
이 댄다해도 당당한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는 물론 당당하고 용기있게 살려고 한다. 100점
은 아니지만 나의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려
고 노력한다. 비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힘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나는 늘 외롭다. 가까운 곳에서 동지를
만나지 못해 늘 춥다.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한 외국인이 우리나라는 엄마
들이 일으켜 세웠는데 지금은 엄마들이 나라를 망
치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나도 동의를 한다.
아내들이, 엄마들의 정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
을 나도 하고 있다.
나는 겨울을 준비하지 않는다. 아직은 이 추운
가을에 나는 따뜻한 차를 준비한다.
친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