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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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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싸롱에 안 나간다니까요


BY cosmos03 2002-08-07

이십대 전, 후반 무렵...
나도 꽤나 오동통하니 너구리 같던 시절이 있었다.

정확히 나이가 몇살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도
그때의 내 근대는 50 키로그램을 전 후로 나갔었고
이 작달만한 키에 그렇게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다보니
주위에서는 맏 며느리 감이라고...
둥글넙적하니 생겨서리 후덕해 보인다고 까지 했었다.

지금이야 맏 며느리감이 욕이라 하지만
그때의 그 시절에는 꽤 좋은 평이었던것 같다.

어느날인가.
계절은 여름인것으로 기억이되고.
할랑할랑한 월남치마 같은 긴 스커트에.
등나무로 짠 핸드백을 들고
조리 (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워신는 ) 를 신고는
신발가계를 갔었다.

" 저어~ 신발을좀 사러 왔는데요 "
신발가계주인
내 발을 내려다 보더니 작으마하고 귀여운 샌달 한켤레를 내 온다.

지금은 한 치수 넓은 230 미리를 신지만
( 나이가 먹다보니 발 사이즈도 넉넉해 지는거 같다 )
그때의 내 발치수는 225 미리로
아주 앙증맞고 작은 사이즈 였다.
눈썰미가 정확한 쥔은 225 미리의 신발을 내어와 내게 신기를 권한다.
신어보니 내발크기에 딱 맞춤.
하지만 어느곳에서 어느 물건을 사던 한번에 골라서 사는경우는 드물고
나 역시도 신었던 것을 벗어놓고 이리기웃 저리기웃.

신발가계주인은 나를 쫓아다니며 이곳저곳에서 신발들을 내어민다.
아마도 다른 손님이 없었으리라.
한가하기에 나를 쫓아다니며 물건들을 골라 주었겠지.

이것저것 도리질만을 쳐 대는 내게
신발가계 주인은 맨 위 높은 곳에서 발 돋움을 하고 신발 한켤레를 꺼내더니
" 저~어...이거 한번 신어보세요 "
" 그거요? "
" 네, 이게 요즘 잘 나가는 살롱화예요 "
" 싸롱요? "
" 네, 살롱화요 "
화들짝 놀란 나는 뒤로 한걸음 물러나 주인을 노려보고 말을 한다
" 어머, 아저씨 저 싸롱 같은데 안 나가요 "
" ?????? "
" 이 아저씨 웃겨... "
" 아니, 그게 아니고요. 이 신발이 살롱화라구요 "
" 우~이띠, 아 글쎄 전 싸롱에 안나간다니까요 "

그때만 해도 영화나 테레비를 보면 싸롱에 나가는 아가씨들의 얘기가 많았던거 같다.
영자의 전성시대나 '오랜만에 함께 누워보는군 ' 라는 대사가 나오는
경아이야기라든가 (제목이 생각 안나네. 우~띠 )
아무튼 그런류의 이야기와 아가씨들이 많았던터라
난 나를 싸롱에 나가는 아가씨로 오해하여 그 신발을 권하는줄 알고는
그리도 화들짝 놀랜것이 아닐른지...

결국 그날 난 그집에서 신발을 사지 않고 기분이 매우 나빠
씩씩거리며 가계문을 나섯고
한참후에야 싸롱이 아닌 살롱이구
신발의 브랜드가 살롱화라는것을 알수있었으니
아! 나의 무지함이여.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간간히 그 생각이 나면
혼자서도 비맞은 미친년처럼 실실 깔깔대니....
오늘도 비는 주륵거리는데...영낙없는 미친년이 예외없이 되어서는
지금 이 시간도 실실 낄낄대고 있다.
이것 또한 또 하나의 날궂이 아니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