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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무게는 ..


BY kanghe0629 2002-08-02

대구는 연신 35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더위의 기승으로 숨이 막힌다
오랜만에 만난 사촌언니가
연신 불러대는 통에
그날도 난
가게로 갔다 
숨이 턱턱 막히고
바람은 한점없다
택시로 달려가서 내려서
일분도 채 안되는 가게로 가는데도
어찌나 덥던지 후끈한 아스팔트 열기가
역시 대구 라는 느낌을 절감하면서 가게로들어섰다
한참을 언니랑 수다를 떨다가
문득 윈도우 밖으로 시선이 꽂혔다
난 가슴이 너무 저려오는 관경를 봤다
엄청난 열기를 받을데로 받은 인도 위
거기서 나뭇잎사귀도 몇장 달리지않은
작은 가로수를 그늘로 앉은
정말 초라한 한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는
나물을팔고 있었다
호박잎 조금
미나리 조금
그리고 파 몇묶음
그게 그 아주머니의 바닦에 펼쳐진
전부였지만
그아주머닌 더위에 시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연신 졸고있었다
얼마나 더울까...
얼마나 지쳤울까....
그러다 가게는 신발을 사러 온
손님들로 붂적이는통에 잠깐 잊었다
가게 가 좀 한산해지자
"저기 미안하지만 여기다 물좀주면 ..."
하면서 미안한듯 가게문을 살며시 연다
언니는 얼른 PT 병을 받아서
물을 가득 채워 드린다
"고마워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물이 다 뜨뜻해졌네..."
그러면서 겸연쩍은 웃음을 짓기에
언니와 나도 그냥 따라 웃었다
난 분명히 무슨 말 이라도 해드리고 싶었는데
목구멍이 그날따라 왜 그리도 컥컥하던지....
언니 와 난
아주머니 의 그 나머지 호박잎을 다 사기로 했고
아줌마 에게서 호박잎을 몽땅샀다
난 나이가 마흔이 넘었어도
호박잎은 잘 못 먹는다 꺼끄러운것 같아서..
그러면서
'아 ~ 빨리 팔고 들어 가셨으면 좋겠다'
라고 난 맘속으로만 궁시렁댔다
하지만 그 아주머닌
남은 야채를 팔기위해 해질녘까지
그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다
졸다가 깨다가 그러면서 길가는이를 보다가
그렇게
내가  가게에서 나올때까지...

산다는게
정말 산다든 게 너무 힘들고
지치고 쓰러질둣 목조여온다는 느낌
정말 절박함은 어떤것이라도
할수 밖에 없다는 걸 봤다
모두 팔아야 만원도 채 안될 것을
그 아주머니는 안고 있었다
난 그날
그 호박잎을 먹을수가 없었다
(잘 먹지도 못 하지만)
그 아주머니가 자꾸 생각나서...
오늘도 그 아주머니는 거기에 나와서
또 그러고 있을까?
며칠이 지났는데
왜 자꾸 잊혀지지 않는걸까?...
맘이 아프다
거기에 비하면
난 참으로 감사해야겠지
힘들지만
잘 참고
잘 버티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