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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용실 오대고??


BY 이쁜아즘 2002-08-02

다들 아쉬죠?
많은 여자드리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무쟈게 잘 나가던 시절,
나는 그런류의 말들을 자주, 많이 듣길 원했고, 늘 최고의 대접을 받고 시포해땅.
팬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내 월급을 털어 유지비(화장품,옷,가방 등등)로 써 댔었었쥐.

그러던 내가 2년전 결혼을 하믄서, 너무나도 다른 모습(착실한 아즘)으로 돌변을 하게 된 것이당.
한달에 두세번 찾던 미용실도 두세달에 함 갈까말까??
'돈이 음서서'라기 보담 시내 함 나갔다 올라 치믄 시간적인 여유가 음서나서리..
어제 퇴근시간 무렵,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다 기분이 우울해 졌다.
완존히 아줌마로 변한 내 모습!!
우이띠.
울적한 맘을 달래기 위해, 색쉬한 여자로의 변신을 꿈꾸며 미용실을 찾아 갔당.
시내미용실에 가고 싶었건만,
남푠 퇴근시간 맞추려고 얼마전에 개업한 동네미용실(그래도 신도시라 잘만 하믄 괜찬을꺼 가타써)에 가기로 맘 머것따.
뭐 미용실 이름도 세련되엇구~~
원장이라믄서 "잘 해 드릴께용" 하고 인사를 하더라궁.
서비스로 코팅도 해주겠다 그러고, 지산동(부잣집 마나님들이 사는 동네??)에서 그랜저 이상 타고 다니는 사모들 머릴 만졌다고 자랑을 늘어 노키도 했다.
머리를 정성스레 말고, 풀고, 감기고,....
약 두시간이 경과 했다.
"퍼머가 잘 나왔네요. 이뽀요.~~"

상당히 기대를 했당.

우이띠.
이게 이뿐거냠. 누가 봐도 이건 완존히 아줌마 빠마 였담.
미용실에서 난 울고 시포따.
"이너므 미용실 다시는 오나봐라, 우이띠"
막 미용실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내 뒤통수를 보고 원장이 한마디 한다.
"낼 아침엔 머리 감지 마세용.. 헤스탈 망가져용~~~"
난 딥따 열 받았다.
집에 돌아와 당장 물을 퍼 부었다. 무려 세 번을 반복해서 감았다.
드라이기로 정성드려 펴 봤는데, 빠마약을 울매나 존걸 썼는지 꿈쩍도 안 해따.
울 남푠은 [당신 아님 소화하기 힘든 헤스탈] 이라고 위로 해 줘따.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 시간에 무려 1시간동안 헤스탈 땜에 고민하느라 오늘 아침 출근도 늦었다.
만나는 사람들 마다 "머리가 왜 그래? 부부쌈 했어? 집에 무슨 일 있냐"고 하믄서 소리내서 크게 웃었다.
정말이지 넘 부끄러벗땅. '피이. 그래도 울 남푠이 괜찬타고 했는데...'
스스로를 위로하며 사무실에 조용스레 앉아 있었당.
같은 팀 남직원이 멀리서 껄걸 웃으며 나에게로 다가 왔다.
순간 난 긴장했다.
'또 집에 무슨 일 있냐'고 물을라나???
"형숙씨, 머리 잘 된거 아니져. 원래는 굵은 웨이브 넣을라고 했는데 그러케 된거져?? 그 머리 넘 재밌어여."
나도 뭐 피씩 웃어줬다. 푸허허헐. "또라이 갓쪄?" 푸허허헐..
그래도 웃고 넘어 갈 수 있는 수준 이었는데, 그 인간 마지막으로 내 가슴에 못질을 해따.
"ㅋㅋㅋ. 형숙씨. 양동근 머립니까. 그 머리.~~~"
차말로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만 했당. 우이띠. 양동근 이란다.
'그래. 내가 양동근 누나당. 이띠.'
아는 사람들은 다 알꺼다.
덥수룩한 양동근의 그 머리!!

위로를 받고자 칭구한테 전화 했당.

양동근 머리 구경좀 하자고 만나잔다.
내가 정말 민져민져.

설찍히, 시간이 음써서리.
미용실에 가기 힘든데, ... ---- 이럴땐 우짜믄 조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