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통신 친구들 때문에!
10개월된 첫 손녀딸이 너무 좋아하는 조그만 악기가 있다.
magic major라고 리듬과 노래가 나오는 다기능 장난감 피아노이다.
배터리를 넣으면 온갖 재미을 다 본다.
얼마전 통신상에서 알게된 아우님이 선물로 보내주었다.
이현이는 그것을 틀어놓고 엉덩이를 출썩거리며
너무나 재미나게 춤을 추는데 보는 사람마다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엊저녁 켜 놓은 상태에서 이물질이 들어가 고장났다.
아기는 자꾸만 켜 달라고 하고 할아버지는 아무리 애를 써도 회복불가다.
마음이 심란하고 안타까웠다.
마침 오늘은 해병졸병인 아기 아빠가 14박15일 휴가를 나오는 날이다.
이현이 춤추는 모습을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현이 엄마는 너무 섭섭한 눈치다.
왜 하필이면 엊저녁에 고장을 났을까?
홈페이지에 그 선물을 보내준 사람에게 글을 올렸다.
아기를 위해 고치는 곳을 속히 알려주던지
아니면 새것을 살 수 있도록 구매처를 알려달라는 글이다.
잠시 후 밖에 일보고 들어와보니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서울 사무실 근처로 오면 즉시 물건을 구해 주겠단다. 너무나 고마웠다.
실은 그 글을 게시판에 올리고도 당사자가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읽기나 할런지
의문이었는데 마침 홈페이지에 들어왔던 다른분이 읽고 전화로 연락을 했더란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있나? 마침내 오늘 3시에 홈페이지에 글이 하나 떠 올랐다.
팩스번호를 보내면서 약도를 보내라는거다.
전철역앞 우성아파트를 알려주었는데 불과 1시간 20분만에(초고속)
퀵서비스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해 주었다.
생각해보라. 아기 하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몇사람이 애를 썼는지?
감동 또 감동했다. 제법 비싼 물건인 것도 사실이지만
돈 보다도 자기 가족, 아니 아빠라도 조금은 귀찮고 무시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할미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림처럼 들여다본 통신벗님의 관심과
통신 아우님의 성의가 우리집에 감동의 파장을 일으켰다.
내 아들 결혼식에도 통신 벗들은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셨다.
통신친구! 나의 통신친구들은 계속 사람을 감동시킨다.
나는 별로 베풀지 못했는데 오늘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사람이 감동을 일으키는 것은 상식의 선을 뛰어넘어야 한다.
상식선을 뛰어넘는 어리석은 사랑이 사람의 가슴에 감동을 일으킨다.
그 파장은 오래오래 다른 사람들에게 주저함이 없이 퍼져 나간다.
통신의 위험성때문에 항간에 말이 많다.
탈선한 주부들 위장한 가정 파괴범들
더구나 속수무책인 청소년범죄의 온상
정보산업시대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통신이 부각되었다.
항상 만물에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문제가 되는것은 사실이다.
범죄에 이용하기로 말하면 어느것 하나 범죄에 이용당하지 않는것이 있겠나?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누가 뭐래도 나는 통신에서 좋은 벗들을 알게되었고
통신 친구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 배 한 상자를 보내온 친구도 있었다.
제주도로부터 택배로 밀감을 보내온 것을 받아본적도 있다.
순창에서 고추장도 맛난 장아찌도 보내주신 분이 계셨다.
겨울날 따뜻한 찜질도구를 익명으로 전해주고 간 벗님도 있다.
내게 가장 필요할 때 자리를 빛내주던 벗도 있다.
100 여만원에 해당하는 아기 장난감을 보내준 벗님도 있다.
그 뿐인가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써 있는 이광수의 시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새벽바람에 그 고개까지 숨차게 달려가서 글을 베껴다 올려주신 분도 계셨다.
뭔가 혜택을 주고 받아서 하는 말이 아니다.
공짜로 무엇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런 일인가?
다만 그것들을 보내는 따뜻하고 멍청한 마음이 충격이 되는거다.
내 곁에는 좋은 분들만 있었던 것인가?
나는 계속 감동하며 통신을 해오고 있다.
나를 감동시키는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에
오늘도 스산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따뜻한 마음의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내가 베풀어야할 기회를 열심히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