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시골이라 성당신자수가 많지 않아
일요일 미사가 두번 밖에 없다.
낮미사는 11시라 시간이 어중간하여
자칫하면 놓치기 쉬워 아예 새벽미사를 간다.
긴장을 한탓인지 5시30분에 눈이 떠져
내킨김에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아파트뒷 둑으로 새벽공기를 마시며 걸어가는데
참새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앞산에 아카시아도 벌써 잎이 떨어지고 있고,
5월의 꽃답게 담장에 심겨진 붉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둑밑에는 하얀 찔레꽃이
냄새를 풍기며 이쁘게 얼굴을 내민다.
그런데 노래가사에는 왜 '찔레꽃 붉게피는..'
그럴까. 하얀찔레꽃밖에 못봤는데..
어릴때 친구끼리 반지,목걸이,팔찌를 만들어
서로 걸어주던 토끼풀도 이쁘고, 보라빛의 엉겅퀴도,
작은 달개비,구박덩이 개망초도 하얗게 피어
시골의 아름다움에 한몫을 더한다.
일찍 밭에 나가는 주인따라 개가 꼬리를 치며
앞서가고, 보리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풍경.
정말 아름답다.
장미에 둘러싸여 내려다 보고있는
성모상에 인사를하고 성당안을 들어가는데
하절기라서 옷을 갈아입으셨나보다.
두분 수녀님의 새하얀 옷차림과 해맑은 웃음이
새벽의 신선한 공기에 부딪혀
눈이 부신다.
조용히 앉아 복잡한 마음의 일들을 한가지씩
꺼내어 보았다.
구태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겠지만
미약한 인간이기에 기도속에서
그분의 응답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