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자마자 커피 한 모금 입에 넣고 오늘 또 하루 열심히 일해봐야지 하고 있는데 부르더군요. 뚜껑이 열릴만큼 자존심 상하게 혼났습니다. 모두 내 잘못도 아닌데 , 하지만 내 과오도 쪼금 있었기에 만만한 항변도 못했죠.
하루 종일 심장이 두근거리고 열이 받아서 일이 손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그동안의 쌓인 저놈에 비리를 낱낱이 고해버리고 오늘 사표를 던져버려.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하면서 하루가 갔죠.
신경이 곤두서 있으니까 몸은 더 피곤하고 퇴근 길에 어린이집에서 큰애 찾고 둘째 봐주는 댁에 들러 아들래미 찾아서 집에 들어오니 밥통에는 밥 한술 없고 아침먹은 그릇들은 설겆이 통에 가득!
눈물이 납디다.
신랑은 회식이 있어 늦는다나요. 나는 올들어 회식 한번도 못갔죠.
단체생활에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라 낙인찍히고 말입니다.
이런게 결혼과 동시에 내가 감수해야 할 것들이라는건 익히 각오했지만 오늘처럼 기분이 더러운 날은 신랑도 밉고 그냥 세상이 다 미워지네요.이럴때 신랑 직장이라도 든든하다면 멋지게 - 폼나게(!!) 한번
만천하에 들이받고 보란듯이 사표내고 나올텐데 하는 유치한 생각이
아직도 나를 더 피곤하게 합니다.
세상모르고 쌕쌕 잠든 아이들을 보며 마음을 추스립니다.
저녁때 큰애가 TV에 광고를 보며 말하더군요.
"엄마 내가 저 설거지 하는 기계 이 다음에 커서 사줄께 엄마 힘 안들게 말야 그리구 내가 밥 많이 먹구 키 더 커서 씽크대 닿으면 내가 맨날 그릇 대신 씻어주께 엄마 의자 놓고 서서 지금 씻어주까?"
그래 아이들 보며 힘내자.너희가 나를 알아주는데 뭘 더 바라냐
나는 너희들만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준다면 이 보다 더 어떤 수모도 견딜수있어.
그러나 잠이 오지 않습니다.
내일 출근해서 얼굴 볼일이 너무도 끔찍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