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제법이다.
얼마나 빛줄기가 세차던가 마음속 마저 씻기우듯 그렇게 한소큼 퍼붓고 이제 그 기세가 조금 가늘어 진것 같다.
아들아이는 동해로 MT를 떠나고 여고생 딸아이와 단둘이 그렇게 휴일의 하루를 보내는데 딸아이 기분이 영 말이 아닌가 보다.
엇그제 퇴근하고 게다가 회식까지 있어서 늦은 귀가였는데 그밤에 학기말 시험 끝내고 다음날 소풍을 간다고 복장이 자유 복장인데 마땅히 입고갈 옷이 없다고 징징 거리더니 끝내 그밤에 울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진작 말하지 그랬냐고 묻자 딸아이 하는말이
엄마! 집안사정 뻔히 아는데 어떻게 말하냐고~~
순간 사달라 무조건 조르는것 보다도 더 내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처음에 야단도 쳐보았으나 그저 엎디어 우는 아이를 바라보니 에미 마음이 찢기우고 찢기우고~~
속상해하는 딸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엄마가 지금이라도 나가서 사다줄까?
싫단다.
되었단다.
그렇게 투정부리며 울다 잠이들어 버린 아이를 보니 원망은 자연 남편에게로 쏘아졌다.
그리 이쁘다 쭉쭉빨던 딸아이가 저렇게 울다 잠이들었는지 마는지 그저 어느곳에서 무심으로 있는것일까?
가슴에서 불덩이가 끓어올랐다.
아~ 이런게 다 병이 된다던데
이 차오르는 스트레스를 어찌하나?
뭔가 이런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되돌이 하기에 너무나 먼길을 달려온듯하다.
그날로 부터 딸아이 기분은 어제 오늘까지 침울해있고 조금전 남편에게 연락이 닿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오히려 내마음에 상처만 더 깊어졌다.
나도 아이들도 모두 제본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한가?
이제 난 더욱 더 강하게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그럴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