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우리의 어른들은 며느리가 시집와서 첫 아들 낳아
야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리라. 나는 그 생각에 동조라도 하
듯 첫 아들을 낳았다. 주변에서 엄마에겐 딸이 있어야 된다
면서 둘째는 딸을 낳았으면 좋겠다고들 했다. 그런데 둘째
도 아들을 낳고 말았다. 어른들이야 입이 귀에 걸리셨겠지만
분만실에서 나오는 날 보고 남편이란 사람의 첫 마디
" 딸도 못 낳고 "
하는 겁니다. 하고 많은 말 중에 할 말이 그거였는지.....
지금도 그 얘기만 하면 남편은 미안해 합니다.
그런데 동성이다 보니 어렸을때는 옷도 모두 물려 입을 수 있
어 좋고 장난감도 그렇고 나쁜것 보단 좋은것이 훨씬 많았습니
다. 어느새 이 개구쟁이들이 8살 6살인데 허구한날 엄마란 사
람이 애들 앉혀 놓고 하는 말이
"정훈아, 정우야 엄마는 소리도 작게 교양있게 말하고 싶단
다. 엄마는 교양있는 엄마가 되고 싶단다"
그러면 뭐 합니까, 뒤 돌아서면 칼 싸움이니 총 싸움이니 하면
서 침대위에서, 거실에서, 식탁위로 .....
어제는 심한 몸살 감기로 아파서 누워 있는데 그런데로 큰
아이는 숙제도 하고 태권도 학원도 다녀와서는 동생 데리고 공
부하자는둥 이야기를 들어 보니 참 신통하다 생각하고 맘 놓고
누워 있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나 일어 났는데 그만 뒤로 넘
어 갈뻔 했습니다. 어쩌면 발하나 옮겨 놓을 때가 없는 거예
요. 그래도 손님이 왔으니 교양있게
" 아니 이게 뭐야? 치워야 겠다"
하고 손님이 가지 마자 소리를 버럭 질러야 되는데 문득
"이럴때 딸이라면.....
에그 딸도 못 난 내가 죄지"
속으로 읍조리면서 방으로 들어와 누웠답니다.
여러분 최소한 딸은 하나씩 낳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