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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화장실만 이용했다는 손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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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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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선생님의 거울..


BY 이경 2000-09-09

어젠 조금 저녁이 늦었었다.
밥을 먹던 8살 짜리 꼬마녀석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거실에 켜져 있는 불을 끄는 것이었다.
공부하다 켜놓고 나온 지들방에도 들어가서
불을 끄고...

식탁위에 전등만이 켜져있는
온통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쟤가 뭐할려고 또 저러나?...)
화장실에 간 아이가 다시 나와서 불을 끄고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었다.
"너 왜그래?"
"오줌은 어두워도 눌수있어요."라고 하는게 아닌가???

다시 식탁에 앉은 아이가 기분좋은 표정으로
(마치 지가 뭔가를 해냈다는 표정...)
"엄마. 선생님이 우리나라는 기름이 안나온데요.
저기 먼곳에 있는 다른나라에서 기름을 사오는데
기름값이 너무많이 올라서 절약을 해야한데요.
그런데 전기는 곧 기름이잖어요?"(어쭈~~)

"그래. 밥 먹어라."
이제 또 시작?映립?
선생님이 또 다른 교훈을 가르치기 전에는 우린
거의 암흑속에서 살아야 한다.
암담한 기분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후 아이는 거실로 가더니 불을 켜는것이었다.
TV를 본다나?
"지금 어린이 프로 없으니 방에 가서 책읽어라."
"네"
하던 아이가 다시 거실에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서
불을 켰다.

보다못한 큰아이가(거실에 있었거든..)
"야! 전기불을 켰다 껐다 하면 전기세가 더 많이 나와."
"아니야. 전기는 쓰는 만큼만 나온데."
"이 바보야. 형광등은 켜지는데 전기 소묘량이 많은거야.(어쭈
제법?)"
"형아가 바보야. 왜 내가 바보야."
"뭐야? 이게. 퍽!@@@@@
"으앙~~~~~~~"
에고에고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침대에 엎드려 울던 아이가 모르는체
그저 입다물고 설거지만 하고 있는 내게 오더니..
"엄마. 엄마.엄마.(요즘 보통 세번은 연속해서 엄말 부른다.)
나 오늘 선생님께 칭찬받았어요."
언제 울었냐는듯이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면서 자랑을 하는것이다.

"그래? 뭘 잘했는데?"
"화장실에 가면 아이들이 똥싸고 물을 안내리잖아.
그래서 내가 화장실에가서 다른아이들이 똥싸고 안내린 물을
내렸거든.."
"그랬구나... 그런데 선생님이 아셨어?"
"네. 제가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내가 꼭 해야되는 일이 아닌데도
여러사람을 위해 했다고 착한어린이라고 하시면서
스티커 두장이나 주셨어요."

"저 이제 책 읽을께요."
하더니 화장실로 들어가서 변기를 한번 살펴보고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아침
깨우기도 전에 일어난 아이가
학교에 일찍 가버렸다.
지각을 밥먹듯이 하는 아이였는데..
지금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을 기웃거릴 녀석의 모습이 떠오른다.

스티커를 오늘은 몇개나 가지고 올까...
아님 또다른 선생님의 교훈을 가지고 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