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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받고 싶지 않는 전화


BY 산아 2002-07-11

부르∼∼릉 부르∼∼릉 갑자기 책상위의 핸드폰이
온몸을 떨면서 빨리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라 한다.

발신자를 확인하니 다단계판매를 하는 선배의 전화번호이다
정말 이선배의 끈질김은 알아주어야 한다.
순간 난 핸드폰을 나의 사무실 서랍아래칸에 넣어 버렸다

다단계판매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 끈질기게
접촉을 시도한지가 2년이 되어가니...
그 선배 잘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남보다 일찍
다단계판매에 발을 들어 아마 지금은 나름대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한다.

고지식한 난 우리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선배가 하는 다단계판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선배는 테이프며 책이며 끊임없이 가지고 와서는
나에게 돈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려고 열심이다.

하지만 난 돈이란 먹고 살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나에게 다단계판매이야기 할려면 찾아오지도 말고
연락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선배왈
"넌 선배와 가끔 커피한잔도 못하니" 한다.

그러면서 너 그렇게 새벽부터 고생해서 연봉 얼마나
받냐고 한다. 그리고 집안일까지 하고 정말 고생한다며
짠해서 죽겠단다.

가만히 듣고 보니 정말 열받아서.

"언니 그래도 나 우리집 거지같아 살아도
내손으로 쓸고 닦으며 살것이고 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니까
제발 언니하는 일로 전화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라고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던 것 같다.
그러자 그 선배 무슨 말을 그렇게 섭하게 하냐며 다음에 또 연락하겠다고 했다

정말 그 넉살은 알아주어야 한다
하기사 그러니까 그쪽 계통에서 나름대로 성공해서
연봉이 억가까이 되겠지만.

언젠가는 그 선배 날마다 전화가 와서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어서
발신자 확인을 하고는 직원에게 출장갔다고 거짓말 하라고 시켰다
이렇게 몇번하니까 한동안 전화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오늘 또 그 선배 전화다.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그래 한번만 받자 하며 핸드폰을 받으니
바쁘지 않으면 사무실로 찾아오겠다고.

오후에 출장가야 한다고 거짓말하고
"언니 정말 나 언니하는 일 관심없어요"말해도 그럼 다음에 또 보잔다.
"흥" 다음부터는 정말 그 선배전화는 절대로 받지 않는다.

그런면에서는 비록 돈을 주고 받는 서비스지만
발신자 확인 서비스는 참으로 유용한 서비스이다

특히 나같이 거의 항상 핸드폰을 켜놓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

핸드폰 ...
이 작은 기계는 나에게 있어 발신용보다는 수신용이다.
이 놈은 매순간 나의 사생활을 침해하기 때문에
난 이 전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기전까지는
나와 함께 동거할 수밖에 없다.
집에 있을때에는 사무실 일때문에 항상 켜놓아야 하고
사무실에 있을때는 시어머님이 집에 무슨일 있으면 핸드폰으로
연락하기 때문에 켜놓아야 한다

예전에 발신자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을때는
내가 받지 못한 전화가 몇통화라도 왔다는 메시지가 뜨면
난 사무실로 아님 집으로 혹시 나에게 전화했냐는 확인전화를 꼭 해야만 했다.

직업상 꼭 핸드폰을 가지고 다녀야 하지만
나도 가끔은 그 전화벨소리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다.

그런 내 심정을 알고 남편은 발신자를 확인할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하며 이용해 보라고 하여 사용하니 그래도 조금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