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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운동장
BY 솔향기 2000-11-12
학교에 다녀 오겠습니다.
아이들이 가방을 들고 나서며 건네는 인사말이
오늘따라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문득 지난 달 친정 아버지 생신에 다녀 오면서
가져온 졸업 앨범이 생각 났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어렴풋한 흑백사진속의 친구들,
지금은 엄마, 아빠가 되어 있을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인다.
국민학교라 불리던 그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는 운동장을 삥 둘러 벚나무와 은행나무들이 많았다.
가을이면 넓은 운동장에 만국기를 걸고
학부모님들과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가장 행렬을 시작으로 운동회가 열린다.
강강수월래, 소고춤, 기마전, 콩주머니 던지기,큰 공 굴리기등...
운동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한 우리들의 솜씨를 맘 껏 뽐내는 날이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힘찬 응원 소리와 함께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것은 역시 달리기 경주이다.
출발선에 발을 모으고 서 있으면 왜 그리 떨리고 겁이 났었는지......
화약총 소리에 놀란 가슴을 안고 앞으로 달리곤 했었다.
1등,2등,3등 도장 찍힌 손을 하고 깃발 아래 앉아
그제서야 기쁨과 안도의 긴 숨을 내 쉬곤 했다.
1등 상품이래야 공책3권이였지만, 돌아오는 길은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었다.
지금도 그 때 처럼 운동장이 넓을까?
이제 학부형이 되어 우리 아이들의 운동회에 참가를 한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운동회란 이름도 어울림 한마당으로 달라지고,
아이들의 놀이 문화도 달라져 있었다.
돌멩이 하나 들고 운동장에 그림만 그리면 멋진 놀이터가 되어 주던곳
내게 처음으로 더불어 사는법을 가르쳐 준곳,
내 마음에 넓은 운동장처럼
우리 아이들이 친구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학창시절을 추억 할 수 있는
넓은 운동장 하나 마음에 품었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2000.11.10. 솔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