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과 또 한바탕 하고났습니다.
늘 그렇지만 이유랄 것도 없는 이유로 싸움을 했습니다.
어디서 했냐면요. 식당에서 고기 먹다가............
저녁을 먹고 있는 중이었고 난 두 아이들 밥 먹이느라 내 입에
그 맛난 고기를 몇절음 넣어 보지도 못했는데 남편이 오늘 다른곳으로 전근간 직장동료가 처가에 오는데 잠시후에 그 사람을 만나러 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듣고 고기 듬뿍 넣어 상추쌈이나 맛있게
싸먹었으면 될걸 며칠째 계속 나가서 새벽까지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셔놓고선 가족과함께 지내야 할 주말까지 또 내어주어야 한다니
울컥 화가 치밀대요.
그래서 젓가락을 놓고 입을 쑥 내밀고 있었더니 왜안먹느냐고 묻더라구요.
잔뜩 화가난 저에게서 이쁜 말이 나올리 없잖아요.
고기맛이 딱 떨어져서 못먹겠다고 했더니 자르지도 않은채 굽고 있던
그 큰 고기덩어리리를 번쩍 들어 옆에 있던 반찬접시에다 내동댕이 치더니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에게 숯불을 빼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계산서를 내 쪽으로 홱 던지더니 나가 버리는 거예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얼른 계산을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뒤따라 나왔더니 차키를 집어던지고 자기 혼자서 어디로 가버리더군요.
아이들은 길거리에서 아빠를 부르며 울고 황당하고 분하고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지 난감하더군요.
어쨌든 아이들을 차에 태워 여기 저기로 드라이브를 다녔어요.
작은 아이는 세상모르고 잠들고 큰 아이는 뭔가 불안한 분위기임을
눈치챘는지 내 표정을 자꾸 살피더군요.
가엽더군요. 정말 이 맑은 눈동자의 아이들만 아니면 그깟것 치사해서
라도 관두고 싶은데 참 그게 쉽지가 않아서 집과 반대방향으로 쭈욱 달리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편안한 천사의 얼굴로 잠이 들었습니다.
미안해지네요. 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요?
그런데 남편의 급한 성격을 이제 받아 들이기가 벅차네요.
아무리 화가나도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그것도 단골로 가는 곳인데....
내가 그렇게 화가 날 만큼 뭐라고 한것도 아닌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하고야 마는 성격이라 한마디라도 하는 걸
참지 못합니다.
오늘
정말 혼자 있고 싶은 밤이네요.
술이라도 한잔 할 수 있다면 더 좋겠구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본게 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안에 나 만 넣어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전에 아들을 재우면서 살짝 물어 봤어요.
엄마와 아빠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6살난 우리 아들 대답이 "엄마랑 아빠랑 다 좋아. 우린 모두 가족이잖아"
아들의 그 말때문에 난 그만 부끄러움을 느끼고야 말았습니다.
6살난 아들도 알고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이렇게 짐으로
느낄때도 있는 참 못난 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