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마철을 좋아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사랑한다.
비오는 계절이 되면...
남편과 아이마냥 아무 계획없이 우산하나 달랑 들고
거리로 나가서 물장구치며
신나게 놀곤 했다.
팔뚝에 떨어지는 차가운 비의 감촉과...
내가 조금이라도 더 맞을까 내 어깨를 감싸주는 남편의 굵은 팔과..
카페에 앉아 진한 헤이즐넛커피를 마시며, 비오는 거리를 구경하던
때가 있었는데...
굵은 빗방울을 피해서 우산에 둘이 붙어있을때,
남편은 나를 뒤에서 꽈악 안고, 내게 키스해주었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아이는 자기 몸보다 더 긴 우산을 들고 나가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길고 긴 도랑을 파며 놀았다.
남편은 힘센 아빠로서 따라가서 깊은 도랑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온 몸에 진흙과 모래투성이를 해가지고 와서는
나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남편과 아이는 둘이서 욕실에 들어가 따끈한 목욕을 즐겼다.
간간히 욕실밖으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너무나 행복했었다.
그래서 난 장대비쏟아지는 장마철을 사랑한다.
비록 습기차고, 우울을 가져오는 계절이라해도
행복에 몸을 푸욱 적시는 추억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며칠전 비가 많이 오는데...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 와서 싫어...
-난 좋은데? 장대비가 더 좋아...^^
-그래? 왜 좋아???
내가 간직한 의미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난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차안에서 키스해두 딴사람들이 모르잖어.
-??@#$%#?? 남편이랑 카섹스두 했었어????? 야..보기드문 부부였구만......쩝.
-???@#$#@%%%%%$#@??? 헉...이게 아닌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