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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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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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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79


BY 녹차향기 2001-05-12

금세 또 한 주가 지나가고 토욜이 되었네요.
일주일동안 무얼 하고 지냈을까...하고 생각해 보니, 뭐 그리 특별한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뭐 그리 슬픈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 그저그런 세월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그날이 그날 같고, 또 어제가 그제 같은, 내일도 또 오늘과 같은 그런 시간들이 우리에게 주어지겠지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속엔 항상 그런 슬픔이나 분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모르잖아요.
거기에 속지 마세요.
우리가 끊임없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안달복달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우리 곁엔 그런 복잡한 감정들을 일으키게 하는 괴로움들이
친구처럼 곁에 달라붙어 있기 마련이거든요.

힘드셨죠?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면, 더욱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얼마나 짧았는지 하는 허망함이 함께 배달되기
마련이거든요.
종일 가족들을 위해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분주하게 정신적 육체적 희생을 감수하고 하루를 마치시느랴 정말 힘드셨죠?
알아요...
당신의 그 수고로움이 있기에 보다 따뜻한 집을 만들 수 있다는
마술같은 신비로움을요.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여 내 자신에게로 가시 돋힌 말을 하진 않을까,
또 행여 나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 힘들어 하지는 않았을까....
그렇게 하루를 접으며 이불을 끌어당기고 있는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예요.
여기저기 쑤시고, 힘들고, 부어오르는 몸을 주물러 가며 신음처럼 낑 소리를 내지만 다들 그려러니 하지요.
이불에 닿으면 버석거리는 소리가 나는 발을 몰래 저만치 밑으로
감추는 당신이 있기에 이 세상이 더 아름다운 가 봐요.

손을 잡아 보았지요.
이제 아줌마란 말에 어떤 수식어를 갖다 대지 않아도 될만큼 이미 충분히 아줌마다운 아줌마의 손이었어요.
어느 누구 하나 가녀리며 보드라운 손은 하나도 없더군요.
약간의 주부습진에, 마른느낌이 들기도 하며, 또 뻣뻣하기 조차 한 손들이었지요.
고무장갑도 자주 끼세요.
그 안에 면장갑도 끼구요.

건강도 잘 지키세요.
나중에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짐되지 않으려면 조금 더 부지런히 서두르세요.
힘들어도 자꾸 운동하고, 몸을 관리해야 되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 잊지 말아야 되요.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지마세요.
그냥 다른 길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나머지는 스스로 하나씩 깨달아가도록 놔두세요.
조금 실수하면 어때요?
조금 틀리고, 조금 넘어지고, 조금 깨어지면 어때요?
그렇게 스스로 해 봐야 나중엔 부모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힘을 미리 조금씩 길러나가지 않겠어요?
기대하지 말기로 해요.
누군가에게 기대를 한다는 거, 이거만 버리면 세상이 참 편해지지요.

촌지도 하지 마세요.
10만원을 봉투에 넣어주었다고 해봐요.
그럼 우리 아이가 10만원짜리가 되는 거예요.
500만원을 넣었다고 해봐요.
그럼 우리 아인 500만원짜리가 되는거지요.
겨우 그것 밖에 안 되요?
내 아이가 돈으로 환산이 되요?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고,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고 싶으시면,
편지를 쓰세요.
그 마음을 듬뿍 담아서 선생님께 한 송이 카네이션을 보내세요.

어제 산행을 하면서 얻은 결론이예요.
좋은 시간이었지요?
가끔 산에 가면 숨이 막힐 듯한 힘겨운 발걸음을 하나씩 떼어놓으며
산길을 오르다 보면,
또 손끝이 거칠어진 아줌마들의 손을 새삼스럽게 꼬옥 쥐면서,
사람 셋만 모여도 그중에 스승이 있다고,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나보면 깨달아지는 게 있잖아요?

밤하늘엔 반쯤 얼굴을 내민 달님이 있네요.
컴에선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여러분은 어떤 밤을 보내고 계신가요?
뿌듯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시는 지,
아님 속상한 마음을 꾹꾹 누르며 애써 참고 계신지요?
힘들고 지쳐계시다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밤공기를 들여놓으세요.
그리고,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며 평소 젤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세요.
힘든 속내를 조금이라도 털어놓고 나면 한결 좋아지지요.

모쪼록 모든 님들이 평안히 주무셨으면 해요.
지하철에서 베껴온 글인데, 한번 읽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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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기는 쉽지만
자기 자신의 잘못을 보기는 어렵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쌀 속의 돌처럼 골라내고,
자기 자신의 잘못은
노름꾼이 화투짝을 속이듯
감추어 버린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
계속해서 그것을 되씹고 있는 사람은
마음의 괴로움만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는 결코 그 마음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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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용서되지 못할 일들을
용서해 주는 용기 또한 필요한 법이겠지요?


아주 맑은 5월의 밤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