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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의 사건


BY 하늘타리 2002-07-05


자칭 새나라의 어린이라고 하는 우리아들.....
초등학생인 울 아들은 9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이 들어 새벽이면 4시도
좋고, 5시도 좋고..그렇게 일어나서 자기 할 일을 하거나 심심할땐 책을
보다 한 30분 정도를 더 자곤 한다.
어젠 새벽 5시도 안된 시간에 TV를 켜는 바람에 우리를 깨워 놓더니 저녁엔 많이 피곤했는지 8시가 되기 바쁘게 졸린다고 난리였다.
오늘 뜻밖으로 '테마가 있는 글방'에 올린 글이 채택이 되어 방송을
탄덕에 친구들에게 한턱 쏘고 늦게 들어온 때문인지 할 일이 태산같이
밀려 허둥거리고 있는데 딸아이의 고함소리....
"오빠!! 빨리 오빠 방에 가~ 왜 내 침대에서 자는거야?"
아마도 졸린 나머지 딸아이의 침대에서 잠이 들었나 보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소리에 눈을 감고도 요상하게 잘도 자기방을 ?아가는 우리 아들...
설겆이를 끝내고 거실로 가다보니....울 아들방에 불이 켜져 있는것
같아 불을 꺼주려고 방에 들어 가려던 난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울랑(우리 신랑)을 불러댔다.
나의 소리에 놀라 달려온 울랑....그리고....나....
우리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울랑은 웃어대기 시작하고...
난 "안돼 안돼....그만...그만..."을 연발했다.

아..글쎄 이게 무슨 일입니까?
초딩생인 울 아들이 자기 방문옆 벽에 붙어서서 쉬이~(소변)를 보고 있는게 아닙니까~~~~~
아무리 아무리 그만 하고 화장실로 가자고 해도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결국 끝까지 자기 볼 일을 다 보고 마는 우리 아들...

난 어쩔줄을 몰라하고.....울랑은 계속 웃기만 하고.....
벽에다 붙이고 쉬를 한 탓에 따뜻한 물은 벽을 타고 장판속으로 들어가
끝없이 끝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휴지...걸레로 정신없이 닦아내고 있는데....울랑은 아들을 다시 눕혀 재우고는 또 계속 웃기만 한다.
그리고는 한마디...."자기...냉장고 문열고 안 눈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누구(?)는 냉장고 문을 열고 쉬이~를 하는 바람에 냉장고 음식까지 깡그리 버렸대나 어쨌대나.....

난 닦아내고 드라이기로 말리고....뒷처리를 하느라 한시간이나 매달려 치우는데....
울 아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계속 손가락으로 V자만 만들어 흔들며
행복한 얼굴로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결국은 나도....웃을수 밖에는....
거실로 나온 나는 속절없이 웃는 신랑과 냉장고 문을 열고 쒸이~를 한
누구(?)얘길 하면서 둘이서 배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