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푸르름이 선명하다 못해
물을 떨어뜨린다
하루 내내 대지를 달구어 내던 태양도
엄마의 치마 끝을 휘감던 아이 처럼 떨어질줄 모르던 그 열기와 함께
조용히 산을 넘어 피곤한 몸을 쉬러 가고
돌아올 이를
기다리며 서성이는 다리엔 설레임이 배인다.
삼삼 오오
짝을 이룬 이들은 풀어 헤쳐진 기운을
돋우려는 듯이
산책 길에 오르고
그림자 없이 멀어져 가는
그니들 뒤로 하루의 안식이 등을 기대어 간다.
마음 가짐 따라
흔들림도 행복함이 되고
덜 가진 것 마저도
기쁨의 메아리가 되듯이
시간의
귀가 사이로
출렁이며 다가오는
그 마음에
수줍은 새댁이 되어
종종 걸음으로 마주 한다.
이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