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오후 한시쯤이나 되었을까요?
아이랑 손잡고 길을 가다가 구름 몇점 떠 다니는
마알간 하늘 가운데 하이얀 낮달을 보았지요.
보이는듯 마는듯 그 수줍은 미소가
꼭 어릴적에 본 옆집 언니 얼굴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달을 보며 걷노라니 쫄랑쫄랑 따라오던 아이도
엄마 시선을 놓치지 않았던지
" 어? 엄마 달! 낮에도 달이 떴어요! "
하며 신기해하였지요
그래요 낮에도 달은 떠지요
다만 햇볕에 가려 보이지 않을뿐
달은 언제나 그자리 그곳에 있는것을
우리가 모를뿐이지요
사랑
참 사랑도 바로 저 낮달 같은 것이 아닐까요?
사랑은 언제나 그곳 그자리에 있는데
우리 가벼운 발걸음이 더러 구름에 가리워 보이지 않는
그 사랑을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고 의심 많은 두 눈이 미처 그 사랑을 보지
못하여 끝내 손흔들며 외면하고 떠나보내는
그런 안타깝고 슬픈 사랑을 우린 종종 하니까 말이예요
낮달 닮은 사랑...
비록 그 빛 밝지 못하여도
비록 그 모양새 아름답지 않아도
낮달 같은 사랑 여러분 곁에 있다면
얼른 뛰어가 손 흔들며 반기세요
그러면 머지않아 그 희미하고 이뻐지도 않던 낮달
환한 보름달 되어 여러분을 맞으리니..
늦기전에 눈을 크게 크게 떠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