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넝쿨져 피는 능소화
오렌지빛 통꽃 반질반질한 통꽃
푸름만이 내닫는 6월에 유일하게
피는 꽃 능소화.깨끗한 곳에만
피는 좀은 자만스러운 꽃
우아한 꽃으로 성당 담위에도 핀
능소화 우리의 붉은 악마처럼
어울려 피는 꽃 능소화.
수업을 하다가 능소화가 질까봐
아이들을 줄지어 데리고
뒷문을 거쳐 차들이 판치는 골목
빠알간 벽돌담을 친 어느 부자스런 집
마당에 향나무 감나무 마가목 대추나무
아름드리 죽은 느티나무를 휘감은
능소화가 6월이면 주황빛 잔치치상을
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이들아, 저 꽃이 보이니 능소화를
보자.파아란 하늘 밑에 푸름 속에
피어있는 능소화라는 꽃을 보자.
그려보자. 색종이를 접어 보자.
다음날은 우리 교실에 능소화가 만발.
생활이 바쁜 어머니는 선생님 능소화가
어떻게 생겼습니까? 적어보내고
숙제는 늘 못해 보내는 현수엄마.
남의 아이를 20명 가까이 돌보느라
자기 자녀는 팽개쳐 놓고 준비물도 없이
아이 마음을 언제나 아프게 해놓는
엄마.
반대로 재치있는 엄마는 아이와
손을 잡고 능소화를 찾아 대화하고
능력껏 능소화를 접고 그려보고
만들어 본다.
형진이는 거의 똑같은
능소화를 접어 와 자랑한다.
"어머니가요. 그 집 할머니께 숙제가
있어 필요하다고 떨어진
능소화를 좀 줍겠다고 하셔서
직접 능소화를 만져보고
속을 들여다보고 잎을 확대경으로 보고
그림을 그리고 색종이로 접었어요."
우리반의 열성팬 형진이와 형진이 엄마.
그 엄마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직장도
잠시 쉬고,헌신적인 어머니다.
지난 번 유진이가 논가에서 잡은
청개구리를 한달여 잠자리채로 파리를
잡아와 청개구리와 즐겁게 수업하게 한
정성이 대단한 어머니.
청개구리에게 파리를 먹여주면서 형진
이는 시골생활을 만끽했다.
살아있는 산 교육의 어머니시다.
작은 한 생명을 키운 형진이는 마음이
더불어 고와짐을 알 수 있다. 아니 그
심상에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자신감 상상력 창의력 안정감.생명의
아름다움 미적감각 발표력등등.
그런 작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마음과 몸이 많이 큰다.
작은 개미 한 마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어디에서고 확대경을 드리대고
관찰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월드컵 4강의 환희를 축하해 주는
능소화 너울너울 우아한 모습으로
6월을 마감한다.아쉬움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