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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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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 대 소동


BY 은빛여우 2002-06-29

며칠후면 이사를 한다.
괜시리 맘은 벌써 집을 떠나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고
가뜩이나 정리 못하는 느슨한 손길에
집안 구석구석 엉망이다.
그래도 뭔가는 해야할것 같아 괜시리
종종걸음을 친다.

얼마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넘에
배는 또다시 뭔가를 넣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알록달록한 색을 입힌 축구공가지고
애들과 놀고있던 남편을 불렀다.

- 자갸~ 우리 국수 무쳐 먹을까....
- 난 저녁두 냉면 먹어서 별로 생각
읍는데.....
- 그래서 자기 안먹어~
- 드세요... 해봐~
- 미티... 좋아... 같이 드셔여,,,지발....
- 에헴... 구랴...내 먹어 주지....
- 엄마~ 나두 그럼 먹어 줄께... 내꺼두~


그 아빠에 그딸!!
그냥 내 혼자 비벼 먹어두 되는걸
이렇게 사정해가며
또 국수 버무려 바쳐가며...ㅉㅉㅉ


주방 바닥에 발 디딜틈도 없이 그릇 꺼내
기름때 벗기다 말고 국수 삶을 물을
앉히고 알맞게 익은 김치 송송 썰구
오이랑 깻잎 그리고 토마토 하나 있던것을
같이 썰어 넣어 참기름 듬뿍 넣고 통깨 바로
갈아서 넣어 양념을 마쳤다.
쫄깃쫄깃하게 삶아진 국수를 찬물에 헹궈
물기 빼서 함께 비비니 둘이 먹다 하나가
사라져도 모를만큼 맛이 있었다.

식탁을 정리하고 커다란 양푼이를 가운데
놓고 각자 개인접시 하나씩 앞에 놓아주고
아직 먹지 못하는 아들 몫의 그릇에 비스켓
몇조각 놓아주다보니 시끌시끌 하는 소리가
심상치가 않았다.

아뿔싸~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지......
먹어주세요~ 사정사정했던 우리집 남자와
그의 딸은 개인접시에 덜어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그 커다란 양푼이에 큰덩어리
작은 덩어리 머리째로 틀어박고
국수를 서로 많이 먹겠다고 싸우는 중
이었다.

- 야~ 넘 의리 없지 않냐....
자기들 어쩜 이러니??

소리를 빽 하고 지르자 그제서야 우리 신랑
넘 먹음직스럽지만 할수없다는 표정으로
정확히 세젓가락 됨직하게 내 몫으로 덜어놓은
접시를 내어 주고는 다시 딸과의 전쟁으로 몰입한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 큰 그릇에 메뚜기 지난 자리마냥
그안에 들어있던것이 무엇이었는지 가늠도
하지 못할만큼 깨끗하게 먹어치운 부녀는
언제 싸웠냐는듯 사이좋게 팔베고 누워
딸이 배워온 유치원 동요 부르고
속 없는 우리 아들은 침에 젖어 두배는
부푸른 과자를 애미 입속에 넣어준다.


하지만 어쩌랴~
그래도 무엇을 해주건 잘 먹어주고
늘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내 곁을 지켜주며 내 삶의 든든한
기둥들인것을......


에라......
나머지 정리나 해야 되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