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댁은 아주 깊은 산골로 시어머니 시아버지 단둘이서만 살고 계시고 집도 단 한채만 덩그마니 놓여 있답니다.
논과 밭도 천수답이라 경운기도 들어갈수 없어 소로 쟁기질을 해야 만이 농사를 지을 수 있지요.
길가에 가면 다람쥐도 지나가고 잡지책에서나 볼수 있는 물봉숭아도 수줍게 피어 나기도 하지요.
소로 쟁기질 하는게 쉬운거 같아도 소를 부릴줄 알아야만 하기에 참 힘들고 고단한 노동이랍니다.
어제 남편은 길들여지지 않는 소에게 화를 내고 달래면서 밭을 하루종일 갈았답니다.
"요즘 젊은 사람이 쟁기질 하는 것도 신기하지" 하면서 흙검뎅이 묻은 얼굴로 씨익 웃는게 참...
이 곳 토크토그방에 "나속상해 코너"에 가면 시어머니 시댁식구때문에 속상한 사람 참 많지만 저는 거짓말 안하고 이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 가장 안쓰러운 사람 그저 고마운 분이 저희 시어머니랍니다.
그 착하신 칠순 노인네가 우리가 온다는 말에 취나물을 안겨 보내려고 산에 올라가 취나물은 많이 뜯었지만 산에서 길을 잃은 데다가
정신까지 잃어 산속에서 기절하셨다가 깨어나 내려 왔다고 합니다.
그 정성스런 취나물을 해가 뉘엇뉘엇 져가는 마당에서 우리애 둘과 남편,시어머니와 다듬으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나물을 좋아하지 않아 취나물을 어머니가 가져오면 "해먹어야지 해먹어야지" 하면서 결국은 썩히곤 했는데 요번에는 그럴수가 없어 저녁에 삶아서 된장에 무쳐 먹으니 정말 "햐앙긋한 봄내음"이 입안 가득히 번지는게 별미더군요.
"이웃하고 나눠먹어라" 하며 마대 푸대로 한가득 싸주신 어머니 생각에 오늘저녁 아파트 언니들에게 주었어요 내가 계속 해먹으면 좋겠지만 취나물이 너무 많아 또 썩히면 죄받을것 같아서 평상시 고마운분들께 나눠주었답니다.
신랑이 쟁기질하고 시어머니는 취나물 캘때 못된 며느리는 차 세차나 하면서 봄볕을 즐겼던것을 반성하며 이제 남은 취나물로 맛있는 된장국을 끓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