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축하해 !!
어제도 어김없이 퇴근해 들어오는 아빠에게 보내는
딸아이의 인사다.
늦는날이 그렇지 않는 날보다 많은
그래서 축하하는 인사를 보내는 날보다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은 부녀이긴 하지만 그래도 딸은 아빠에게
축하 인사를 하기위해
그리고 아빠는 딸의 퇴근 축하인사를 받기위해
서로는 날마다 열심히 기다리고 열심히 발길을
서두른다.
첫정이라 했던가......
키우는 딸 맛이라 했던가......
둘째 아들아이가 있기는 하지만 딸아이에 대한
남편의 극진한 사랑은 곁에서 지켜보기에 가히 눈물
겨울 정도다.
혹여 자신의 귀가가 늦어지게 되는 날이면 저녁내내
전화를 걸어 딸과 나눌 이야기가 그리도 많은지
딸은 연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들녀석은 모가 몬지 알지
도 못하면서 누나의 그런 웃음소리에 저 또한 사랑
스러운 괴성을 지른다.
조금전, 어설피 들었던 낮잠에서 채 깨이기도전에
머리맡의 전화기가 울렸다.
- 난데,,,, 지혜는?
- 아이들과 자전거 타러 나갔지....
- 그럼 지원이는 ?
- 지금 내 옆에서 자네.....
- 그래,,,,,,(몹시 실망스런 목소리로)
참 나 오늘 늦어. 애들 먼저 저녁 먹여.
이쯤에선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
- 자갸~ 난 잘있나 안궁금해?
- 피식(김빠지는 소리 ).... 전화 끊구 더 자.....
끊는다........ 딸깍
큰딸보다 작은 아들보다 그리고 애들 저녁 먹이는
일보다 내 안부가 덜 궁금한데
왜 난 화가 나지 않는 걸까......
다만 아빠의 귀가에 달려나가 아빠 축하해~~ 하고
소리크게 질러 아빠를 반겨줄 딸아이의 환영인사와
그런 누나의 뒷꽁무니를 휘적휘적 따라나가 까르르~
인사대신 웃음으로 반겨줄 아들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양팔 가득하게 안아들고
세상 가장 귀한 보물을 품에 넣은 우리집 제왕의
자랑스러운 미소를 오늘밤은 보지 못하게 된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