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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의 오진으로 에이즈 양성을 받는 남성의 사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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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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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7


BY ggoltong 2002-06-20

내 주변엔 흔한 말로 쫌뽀라 불리는 자들이
참으로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진짜 '알부자'라는 것이다.
어찌나 아끼고 아끼는지
어느때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구두쇠가 미친격의 사람은 아니다.
허나 이런 사람은 좀 도가 넘고 위험수위에
다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외가쪽 숙부님네 이종사촌이 있는데
엉엉 울면서 마침 그자리에 있던 내가
그 우는 사연을 듣게 됐다.

생김새는 정말 너무나 허름하고
나이 서른 다섯이라는 그 여자의 얼굴에서
삼십대는 읽어볼수도 없으리만치
건조하고 뻣뻣한 모습의 여자였다.

대뜸 이제는 정말 못살겠다고 했다.
그러자 당연 댓구로 나오는말..
그래도 어쩌겠니,그냥 애들보고 살아야지..

그 말이 맞긴맞다라고 여기는지
더 큰소리로 우는데 무슨 기막힌 사연이
있는줄 알았다.
헌데 정말 기막히 사연하나가
오뉴월 땡감 떨어지듯 내 머리를 톡 쳐댔다.
그리고 절대 저런 신랑감은 안골라야지..
우격다짐하는 기회가 됐다.

말인즉,
하두 배가 고파서
시장 저녁거리 사러 나갔다가
찹쌀도너츠 한개를 사먹었다고 한다.
도너츠 한개에 400원.
어찌어찌 적힌 품목대로 장을 다보고 집으로 갔는데
그날 저녁 가계부를 쓰다가 잔돈 몇푼이 맞지를
않았다고 한다.
깜빡잊고 도너츠 한개 사먹은건 기억이 안나고
그 동전 몇푼 안맞는게 왜 안맞나 고심하고 있는데
남편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녀는 심장이 벌렁벌렁 했다고 한다.
그리고 뒤이어 남편의 가계부 검열.
뭐 검열이랄것도 없다, 거의 그가 다 집권하고 나서대니..

그는 눈이 동그래졌다.
왜 사백원이 비느냐고.
콩나물 사고 잔돈 안받아온것 아니냐고 따잡고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살림을 이렇게 하냐고
된통 혼났다고 했다.
혼나다 보니 번뜩 들었던 생각..그 찹쌀 도너츠.
하지만 찹쌀 도너츠를 거금 사백원이나 주고 사먹었다고 하면
밥을 굶길것 같길래 꾹 참고 그 욕을 다 들었다 했다.

화장품 한번을 찍어바르고 산적이 없다한다.
하긴 얼굴을 보니 자연미인이 아니라 자연훼손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이였다.

남편 출근시키고 곧장 이리로 달려왔다는 그녀.
생각해보니 늘 주머니에 백원짜리 동전하나도 없이
남편하라는대로 이렇게 쫄병같이 사느니
정말 갈라서고 싶다는게 그녀의 주장.

옆에서 듣고 있자니 이건 무슨 사람 사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어디 연변골짜기에서 살다온 사람이야긴지..
한심하고 처량하기 짝이없었다.

그 남편이라는 사람.
또 성질은 어찌나 고약하고 대쪽같은지
남의 이야기는 도통 듣질 않는다 했다.

나는 생각했다.
절대로 결혼은 연애결혼이어야 한다고.
그래서 조금은 헤펑헤펑 거려봐도
어찌나오나 시험도 해보다가
술도 먹여봤다가
때때로 속도 긁어봤다가
그리고 헤어져본다고 으름장도 놔보기도 하다가
이런 과정을 통해 인격을 재시험한후
결혼을 해야한다는걸 절실히 느꼈다.

그녀가 안쓰럽다기 보다 화가 치밀었던
이야기.. 이또한 실화이다.
헌데 이건 우연인지 뭔지 내 주변에 거의
아끼고 안달복달하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살고 있다.
그들을 보면 불어나는 돈이야 탐나고 부럽지만
그들의 인생이 부럽잖은걸 보면
난 구두쇠선택지수 제로인 사람인가 보다.

남편들이여.
아내 기를 살려주자.
돈 몇십만원 지갑에 넣주는게 멋진 남편이 아니라
이 여자는 우리집의 확실한 재무부장관이지, 암~
믿어주고 때로는 조언해줘가며
절대 면박사절이요,머퉁이 사절의 그런 동반자로
죽을때까지 알콩달콩 살아보자~

찹쌀도너츠하나, 쭈쭈바 하나 사먹었다고
쥐잡듯 잡는 남편..
나는 그런 남편의 인격을 감히 경멸하고픈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