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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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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네에서의 하루.


BY 들꽃편지 2002-06-20

정아네....

예쁜 시골집이였어.
다정하고 정겨운 정아네 농장은 꽃나무들이 많았어.
앞에도 옆에도 뒤에도 꽃나무가 싱그러웠지.
명자나무와 목련과 겹설유화.
말없는 작은 연못. 포근한 뒷산. 맘씨 넉넉한 정아네 신랑.
두고 오고 싶지 않은 정아네였단다.

산책...

소나무잎이 겹겹이 쌓인 산길을 찬찬히 걸었어.
야생화 꽃을 보며 나무를 만져보며 걷던 산 길엔
묶여 있던 마음이 "열림"이 되었구.
억지로 열어 둘려해도 열리지 않던 마음의 빗장이
한순간에 "삐그덕" 열리던 후련함 그런거였단다.


개고기...

푸른빛이 감도는 야채 삶은거와 붉은 살이 보이던 개고기
한번도 안먹어 보았다는 친구들이 많았어.
나도 그 중에 한 명이고...
고기 맛은 모르겠더라고 다만 야채와 된장은 정말 맛있었어.
이제 시작이란 입맛을 개고기 앞에 한발자국 내디딘거야.
옆에선 개들이 살아서 부시럭거리고(정아네가 기르고 있던 개들..먹으려고 기르는 건 아니지 정아야?)
우와!!몇몇 친구들은 무지하게 잘 먹드라.
개 한마리가 동이났단다.

논두렁길...

곡선으로 그려진 논두렁 길을 걸었어.
질척거리고 물컹거리던 길이 였지만 우린 어린날을 회상했지.
우렁이 잡던 날,메뚜기 휘어 잡던날,논두렁 길로 새참 들고 가던 날,
그래..또 하나의 영상을 논두렁 길에 찍어두고 왔단다.

열매...

계곡엔 산딸기가 영롱했어.보석 반지 같더라.
한웅큼씩 따서 나눠 먹었지.
산책으로 돌아오던 어느 집 앞마당에 보리수 나무 열매가 귀걸이처럼 매달려 있었어.
현숙이와 같이 친구들 줄려고 따다가 길을 잃었지만
부슬비가 이야기하듯 내리던 세갈래길에서 우리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
있잖아. 인생은 말이야.만들어지는 부분도 많아.
물질적인면에서 고단해도,때론 상대방에 치이는 억울함도 있지만
인생은 말이야...내가 만들어 갈 이유도 있는거야.
여름비가 휩싸이는 산가장자리엔 밤꽃이 흐드러지고
논에서 놀던 새들이 날개를 우산처럼 펴 들고 어디론가 떠났어.
우리네 인생도 떠나는거야. 이유 있이도 떠나고 이유 없이도 떠나고...
정아네 뒷곁엔 앵두가 맑간 구슬처럼 조랑조랑 여물어 있었어.
앵두씨 정확히 ?b기 게임이 열려서 우리들은 배꼽이 들락날락거리도록 웃었단다.

야생화꽃...

무덤가에 개망초꽃이 줄지어 서 있었어.
키가 작아도 키가 커도 다 자신의 신체에 맞는 꽃술을 달고 햇볕을 찬란하게 받고 있었어.
두 개의 무덤을 하얗게 서서 지키던 개망초꽃.
나도 같이 서서 사진을 찍었어. 나도 오늘만큼은 개망초꽃이 되고 싶었거든.
산길 자장자리에 훌쩍 핀 나리꽃을 본적 있지?
우린 보았어.주황색 땅나리꽃 말이야.
땅을 내려다 보고 피면 땅나리꽃이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피면 하늘나리꽃이야.
이름이 너무 이쁘지? 사실적이고 시적이기까지 하지?
보라색 꿀풀도 슬쩍 피어 있어서 발길에 밟힐뻔 했어.
꿀풀꽃을 밟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피해서 걸었어.
다른 친구들도 분명 그랬을거야.
우리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사는거란다.

수고한 친구들...

정아야 정말 고생했지?
친구들에게 좋은 거 몸보신 해 주려고...
"정을 아주아주 많이 베풀어 주거라"해서 정아라 이름지어 줬니?
대섭아 너 같은 남자는 처음본다.
친구들 시중 다 들어주고 뒷설거지 다 하고 뒷풀이 춤까지 끝내주고..
"넌 사랑받을 남편이다."
거포야? 오징어 잘 받았다.
속초에서 택배로 반건조 오징어를 보내주다니...
"감사, 감사.."
그리고 동창회에 참석한 모든 친구들 정말 고맙고 반가웠단다.

끝말...

인간은 환상과 현실속을 오가며 살아가고 있어.
자연도 현실과 환상속을 거닐며 살아가고 있는걸까...
인간은 욕심과 비움을 반복하며 살아내고 있어.
자연은 욕심도 비움도 없이 바람불듯 물 흐르듯 살아가고 있는걸까...
인간은 빼앗고 등을 돌리며 살더라.
그러나 자연은 가만히 놔두고 지긋하게 바라보며 살아간단다.
그렇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