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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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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38


BY 후리지아 2002-06-18

고운 햇살이 하늘로 부터 쏟아지려는 이른 아침입니다.
이 아름다운 아침을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나무들도, 하늘도, 바람도 여름입니다.
햇살을 가득 담은 마음 바구니를 누군가를 위해 준비하고
싶은 날입니다. 받는 사람이 구석에 밀어 둘 지라도...
그래도 골고루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쫓기는 패잔병처럼 분주하게 살았습니다.

오늘은...
바람부는 들판이나, 언덕, 강가에서 햇살을 보고싶은 날입니다.
자태를 뽐내고 있을 여름꽃도 보고싶고...
꽃이름도 외워보고, 구름의 노는 모습도 보고싶고, 바람이 가는
길목도 지키고 싶습니다.
산에는 무슨 꽃이피고, 들에는 어떤 풀이 자라는지 강가에 피는
꽃과 들판에 피는 꽃을 비교도 하며,,,정성들여 이야기가 하고
싶은 날입니다.

아직은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지만 오늘밤엔 이른 잠을
청해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취하지 못했던 깊은
잠을 자 보아야 겠습니다.
목구멍에서는 링거 수액의 냄새가 풍깁니다. 죽고 싶지 않아
링거를 맞긴 했지만...?告楮? 스스로 부끄러워 지는 날입니다.
내일은...
부끄럽지 않은 날을 살고 싶습니다.

남을 먼저 배려하여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제 자신은
배려도, 관용도 베풀질 못했습니다. 나 사는 것이 바쁘니까, 난
힘든 삶을살고 있으니까, 저만 봐 달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한바탕 앓고나면 훌쩍 자란다고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른도 앓고나면 어린아이처럼 키와 몸무게가
자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생각이 자라는 모양입니다.
전엔 무심히 흘려보냈던 생각들도 마음속에 꼼꼼하게 챙기고, 새기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오늘은 정말 소중하지요.
제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도... 저 없는 세상은 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아침이 오고, 석양이 아름다운 저녁이 올 것이며
밤하늘에 별들도...날마다 변하는 달도 하던 일을 쉬지 않고 할
것이니까요. 어쩌면 사라진 것들만 서글픈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도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으면서 내일이 되면 모두
잊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시 분주한 일상에 뛰어들어 저만 생각하며
살아갈테니까요.
오늘 생각하고 내일 잊게 될지라도...생각을 하렵니다.
잊고 생각하고를 반복하다 보면...어느날인가는 생활에 접목되어
아름답게 살게 될런지도 모르니까요.

사람이라서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고 작은것에 상처를 입기가
일쑤입니다. 성인이고, 현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역시 밖으로 표현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마음은 복잡하고 폭팔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성인도, 현인도 되지 못하여 잘못을하며 사는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작은것에도, 큰것에도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감사 보다는 원망이나 불평이 먼저 나오는 것을보면 우린
분명 살아 숨쉬는 사람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어쩌면...
두개의 방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하여 그동안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남아 있는 에너지가 한 방울도 없었던
모양입니다.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옮긴다면 지금처럼 또 아플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시는 아프지 않기 위하여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돼겠지요. 또 아프고 상처가 나더라도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다시 열심히 살것입니다.
그것이 물질만 쌓기위한 노력이 아니라 마음을 풍요롭게 할 지적
욕구도 채우고, 상대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도 넓히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돌아보는 선한 마음도 함께 키워가야 겠습니다.
그래야 사람일테니까요.

먹을것이 없어서 영양실조라는 진단을 받은것이 아닌데도...
전 많이 서글펐습니다. 정말은 게을러서, 혼자먹기 싫으니까...
이렇게 한끼,두끼 거르다보니 그 지경이 되었었지요.
아이들이 좀더 어릴적엔,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싶었고, 어서어서
자라서 어미의 어깨를 좀 가볍게 해다오...했었는데...
자란다음 생각하니, 제 자신을 외로움과 쓸쓸함의 벌판으로 내모는
것이였습니다. 이제 그 황량한 벌판에 나가고 싶지 않아도 이미
제 두발은 그곳을 딛고 서 있습니다.
되돌아 올 수 없는 강물처럼 그렇게 세월이 지나버린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을 서글퍼 하지 말아야 함에도 마음이 좁아 제 삶이
흐르는 것인데 남의 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처럼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은 왠일일까요? 전, 이렇게 생색을 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산다는 것은...
되돌아 오지 않는 강물이나...
바람처럼 그저 흐르는 것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