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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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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아줌마!


BY 새내기주부 2000-06-08

아파트로 이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지금 나는 아주 사소한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 주택에서 처럼 저녁때를 기다렸다가 쓰레기를 내놓지 않아도 되고 무거운것을 들고 계단을(우리가 전에 살던 주택은 3층이었다) 힘겹게 들고 오르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새벽에 들어와도 대문이 잠겨져 있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주인집 눈치 안보고 집들이도 할 수 있다.
아 이 기쁨이란...

그러나 모든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것이 기쁨일 수는 없는 문제인가 보다.
얼마전 나는 같은 동에 사는 분이라는 분의 방문을 받았고 그분은 다름아닌 우유를 판매하고 있었다.이사온지 얼마되지않아 *사의 우유를 받아먹고있었던 나는 이미 우유를 받아 먹고 있다고 했더니 "같은 동에 있는 사람이 #우유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며 거의 항변에 가까운 얘기가 들려왔다.
한 동네에 살면서 그럴수는 없다는 것. 그러면서 당연히 #우유로 바꿔 마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받아 먹는 회사의 우유에 불만이 없다" 고 했더니 "반상회때도 자주 만나고 그럴텐데"라며 팔은 안으로 굽는거 아니냐는 말까지 들어가며 거의 기세등등하게 버티는것에 못이겨 겨우 작은 걸로 한개 받겠다는 영수증에 이름을 적고서야 그분은 돌아갔다.
돌아서서 식탁에 앉은 나는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았다. 내가 들은 그 #사의 우유에 대한 정보는 *사보다는 막연히 좋다는 것이었고 그 다음은 계속된 한 아파트에 같이 있다는 꼭 무슨 공동 운명체같은 이야기만 들었다.
가슴이 답답해 지는것은 모질지 못하게 끊지 못하고 또 받기로 했냐는 남편의 핀잔보다 생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우리 여성들에 관한 씁쓸함때문이었다.
주부가 되어 소위 아줌마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커가는 아이들과 올라가는 물가, 과외비는 점점 주부들의 허리를 조여오고 막상 사회에 나가 자신의 자리를 찾을 때 주어지는 것의 대부분은 바로 영업이다. 그 점을 알고 있기에 모두들 힘든 상황에서 기왕이면 하는 생각에 그 사원들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나 정보보다 연줄과 인연에 의해 판매되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에서 통상으로 불리어지는 아줌마의 의미에는 억세고 비합리적이며 자신의 가족만을 위한 안아무인격의 행동을 일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자신조차도 이러한 상황들에 이미 익숙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정신 없이 살다보면 어느세 우리 가족만을 위하는 독불장군 아줌마의 모습으로 변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하고...
그러나 오늘도 날씨 좋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비온뒤에 땅이 궂는다고 했던가.선물이나 경품에 혹해서 정작 상품의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하는 판매사의 상술에도 눈을 뜨고 합리적인 판매와 소비로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아줌마와 아줌마의 만남!
기분좋은 아줌마들의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힘내라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