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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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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6


BY ggoltong 2002-06-17

엇그제 남편과 쇼핑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횡단보도에서 일반 오토바이보다 좀 작으며
왠 아이를 앞에 태운 기름범벅의 사나이를
보게 되었다.

머리를 꽉 짜면 한달치 등잔기름이 나올것만 같고
블레이드를 연상케하는 선글라스는
정말 어이 없는 웃음을 연발케 했다.

내가 그 개성있는 서른중반의 남자를
조소로 일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활발한 성격의 사우가 있었다.
그 사우한테 헤까닥 해서
본인이 유부남인걸 깜빡잊고
매일 매일 세레나데를 불러대는데
하필 나 야근할때 근무방해되게
마치 자신이 세기의 알랭들롱마냥
바바리 끌고다니며 그 사우를 귀찮게 했다.

그 꼴을 한 육개월 지켜보는데
결혼을 앞둔 예비 유부녀의 심지가
나를 열받게 했을까?

마누라는 집에서 남편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데
이남자는 부인이 다려준 와이셔츠 품안에
딴 여자 품고 싶어서 안달을 떨어댔다.

확 전화를 하고 싶었다.
전화해서 남편의 행적을 고발하고 싶었다.
헌데 고발이고 자시고 할필요가 없게 됐다.
소문이란게 뭉게뭉게 피어올라서
그 안쓰러운 사우만 짤리게 되고
이 바바리맨은 언제그랬냐는듯
옷매무새를 고쳐입었다.

나는 그를 자주 본다.
어느날은 레옹마냥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뽀대나게 사진기를 목에 매고 다니고
또 어느날은 장동건 바바리를 흉내내는지
온 시내시내의 낙엽은 죄다쓸양으로
차림새 서럽게 그리 하고 다닌다.

그 사람의 마누라..
보험회사 다니면서 멋한번 제대로 내보지도
못하고 나이 먹더만
기미 다닥다닥 핀 얼굴로
가정평화를 수호하고 있나보다.

개성강한 그 남자,
그저 개성만 강하고 말찌라
그저 바바리만 애용하고 말찌라
그 바바리를 4분의 4박자 템포로
아예 바람필 생각일랑
마누라 보드랍잖은 손을 보고 마음 접어먹을찌라

요즘은 어디서 뭘 봤는지
오토바이에 신창원같은 쫄티를 입고
휭 휭 시내를 들었다놨다하면서 다니고 있는 그

진짜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자는
그의 사냥감이 되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