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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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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3


BY ggoltong 2002-06-14

고 3 ..
옛표현으로 하자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띠리릴리~
잡티 없었던 애기와 아가씨의 혼합체 피부와
지성으로 꽉찬 머리..물론 개인마다 틀린 소관이라
머리얘기는 짤뚝 잘라도 무관하지만
여하튼 힘들기도 십대중 가장 고생스럽고
그래도 간직할 추억이 속속들이 숨어있는 시절도
바로 고3시절이 아닌가 싶다.

졸업여행을 간다고 했다.
반아이들 한숨일랑 모두 세상밖에다 쏟아붓고 오기라도
할양으로 그 졸업여행에 가슴이 들떠서
손가락만 꼽으며 사는것 같았다.

무슨 옷을 입고 올건지.
어떤 음악을 관광버스에서 틀을건지...
아무튼 공연히 졸업여행으로 히죽히죽 그렇게
별세고 해셌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졸업여행 당일이다.
청반바지에 흰면티를 입고 머리에는 그 뿌리지도 말고
오라는 스프레이를 잔뜩 뿌려 하늘나라 사슴뿔같은
머리를 하고 부모님께 빠이 빠이를 고했다.

나는 준비위원쯤 되어서 가방안에 이것저것
챙길게 많았었는데 버스를 이용하는건 무리였다.

흠...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그 고약스러웠던 일.
다름아닌 택시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나는 전혀 일어날 일을 예상치 못하고
탈탈탈 내 앞에 서는 택시를 이용했다,
그리고 목적지를 이야기하고는 부푼 마음에 창밖을
열심히 주시하고 있었다.

헌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후진경을 쳐다보면 힐끄무리 운전하는 아저씨가
나를 보고 야리꾸리 눈빛을 보내는것이다.
'저양반이 내 사슴뿔 머리를 보고 저러나...'

목적지가 학교근처로 향하는걸 보고
불쾌한 마음을 접는데 갑자기 학교 뒤편으로
차가 향했다.

흠마.. 이 무슨 해괴한 일을 알리는 서막인가...

'아저씨! 왜 여기에다 대 주시는거예요?'
아무말 않는 기사 양반.
속은 미식거리고 택시안은 갑갑했다.
손으로 문을 열려는데 지금생각하면 그 흔한 lock상태였던것을
그때는 무슨 강간용 특수 제트카로 알 정도로
상황이 어벙벙 눈 휘둥그래였다.

왜그러냐는 말에도 말대꾸 하지 않고
몸을 휙 돌더니 벌건 대 낮에 내 희멀건 다리를 만지려고
운전용 장갑을 벗어댔다.
우웩~ 정말 토물이 인공위성을 쏠면했다.

이 양반이 딱봐도 학생인 나를 이처럼 농락하는걸 보니
한두번 이런 작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학생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이 길에서
아무 일도 안당하는 방법은 있는 무기 없는 무기 죄다 합쳐서
괴한을 무찌르는 것이였다~

하지만 무기..절대없다.
내 가방안에 들어있는건 음악테이프,쫄아있는 김밥,
더 쫄아있는 오징어,과자부스러기가 전부였으니까..

자꾸 내 다리를 만지려고 몸을 날리는 그 놈.
근데 다행스럽게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나를 구원했다.

이 미친놈 씨리즈를 쓸수 있도록
택시 유리문을 두들긴 그 천사는 다름아닌
우리반 농담꾼 왈패였었다.

왜 안나오고 뭐하냐는 모션으로
그 창밖에서 나를 한번 웃겼다.

후다닥 다리와 내 몸을 만지기 위해 추잡을 떨었던 그 인간.
그 택시가 중형차가 아니였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옷핀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제차 강조된다.

그날 황급히 달아난 택시 번호판을 못본걸
아직도 후회하는 나.
택시상태는 똥차수준이였지만
날라갈때는 21세기 엔진형마냥 휘리릭 날라갔던
그 택시가 택시 안전수칙을 상기하게 만들었다.

모든 택시 운전 기사가 그러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수의 그런 이들로 인해
상처받는 이는 결코 잊을수없는 기억이 된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절대로 앞자리에는 앉으면 안된다는게
첫번째 수칙,두번째 수칙은 코바늘 만큼이나 큰 옷핀을
가지고 확실한 정당방위를 펼쳐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 왈패의 말.
'너 택시에서 파리 잡었냐? 너 되게 웃겼어~!'

그래...다리에서 힘줄들이 나 살려라하는데
진짜 웃겼다..요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