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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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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tosky 2002-06-13

내 나이 이십대엔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 그 뿐인줄
알았다. 파르르 떨리는 잎파리같이 다가오고
시든 꽃잎처럼 슬픈 그런 사랑을 찾아 다녔다.
사랑은 영화속 한 장면이어야 한다고 굳게 기대했고
그런 사랑도 맛보았다.
그러다 결혼이란걸 얼떨결에 하고나니
참 사랑이 부질없이 보였다.
사랑보단 미움이 더 쌓여갔고 미워할 사람들만
자꾸만 더 생겨났다.
어느 순간 나는 미움의 화신이 돼어가는 것같았다.
이웃에 대해서도 불만이 쌓이고
괜시리 흉만 보게돼고
아줌마들끼리 모여서도 칭찬하는 척하며 간간이
남의 험담을 즐기고있었다.
그런 내 자신이 참 흉하게도 보이고
이렇게 나이들어가는가...싶은 자괴감도 들었다.
이러지 말아야지..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모이면 연예인들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안좋은
얘기들을 하고 있는 나, 우리들을 발견한다.
이전엔 이러지 않았었는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더 성숙돼어야할 것같은 우리들은
왜그렇게 더 완고해지고 더 너그럽지 못해질까.
아이들에 대해서도 괜시히 짜증부터 내는 나 자신.
정말 돌이키고 싶지만 너무 멀리왔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사랑이란 것은 참 아름다운 것인데
이젠 그 말은 내 아이에 대한 것으로 국한
돼어버린것같다. 내 아이만 보면 사랑이 가슴에
넘쳐난다...정말 봇물터지듯이.
하지만 그 외에 모든 사람들을 보면 사랑이란
감정이 생겨나질 않는다. 왜일까?
이웃이나 남편, 시댁식구들, 모두에게 사랑을
주고 싶으나 마음은 점점 굳어져만 간다.
불쌍한 사람을 보고 동전 몇닢을 던져주는 여유마저
없어져간다.
내 나이 이십대엔 길거리에 누운 걸인을 보고서
마음이 참 뭉클하고 측은한 마음에 눈물까지 흘렸는데...
이젠 그런 사람에게서 나는 쾌쾌한 냄새에 코를 막고
있는 나.
사람들의 표정이 참 딱딱하단 생각이 든다.
자기에게 이익을 주지않는 사람들한테는 한없이
냉정해지고 자기에게 뭔가 도움이 될 것같은 사람에게
친절한 사회이다.
정말이지 물건팔때랑 바꾸러 갈때...그 때 상인들의
표정은 180도로 다르다..그래서 가끔은 바꿀게 있어도
그냥 쓰지..하고 생각도 한다.
난 나이가 들수록 참 세상이 무섭고
사람들이 무섭게 느껴진다.
나 자신도 남에게 그렇게 비칠테지..
이렇게 살다가 어느날 문득 내 얼굴을 보면
정말 참 흉하고 냉랭한 얼굴이지 않을까.하는 반성을 해본다.
오늘 하루는 모르는 사람에게 의미없는 미소라도
지어봐야지. 겉모습은 허름하지만 자주 보게돼는
이웃이 있다면 인사라도 건네봐야지.
매일 밉다고 말하지말고 매일 이쁘다고 말해야지.
나 자신도 사랑해야지. 나 자신에게 당당해야지.
그런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