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 쿵쾅...
아이들의 계단 올라오는 소리가 요란하다.
문을 활짝 열고 가방을 냅다 던지면서
"학교 다녀왔습니다,엄마! 대원교회에서
바자회 하는데 오백원만?..응?"
"바자회?..그래 갔다와"
오백원 갖고 멀 사겠냐 싶어 지갑에서 천원을 꺼내주니
"와아..천원이네?..엄마 고맙습니다,엄마 선물 살거야아"
밝은 웃음 지으며 친구와 함께 좋아라 뛰어 나간다.
길에서 바자회 가는 큰애를 만난 작은애 언제 들어 왔는지
"엄마 오백원마안?"
누나에게 천원을 준 사실을 모르는 눈치지만 똑같이 천원을 주었다.
안그러면 분명 다시와서는 자기도 천원 달라고 난리를 칠테니까..
"엄마..선물 사왔어요"
두아이 손에 들린 것은 큐빅이 몇개 떨어져 나간 머리핀 네개와
연필꽃이, 필통, 열쇠고리, 수첩2개, 아빠 넥타이....
"엄마아 머리핀은 백원씩이구 아빠 텍타이는 오백원이야"
헌 머리핀 네개를 엄마 선물이라고 웃으며 내놓는데
얼마 있으면 어버이날이라고 자기들 딴엔 골라서 산 모양이다.
"이게 엄마 선물이야?"
하나도 아니고 이쁘지도 않은 핀을 네개나 사온게 어이가 없어
그냥 웃기만 했더니 엄마가 좋아하는 줄 알았는지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옆에 같이 온 큰애 친구 하는 말
"우리 엄마는요, 이런거 사오면 쓸데 없는걸 산다고
머라 하시는데 아줌마는 좋아하네요?"
물론 나도 그 말이 목구멍에 걸려 있는데
꾹 참고 웃음으로 대신한 것은
아이들의 성의를 생각한 때문이다.
정성껏 골라 산 머리핀이 엄마 머리에 꽃혀 있는걸 보며
좋아라할 아이들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지니
큐빅 떨어진 촌스럽고 헌 머리핀이지만 아이들의
작은 기쁨을 위해 내일부터 번갈아 꽃고 다닐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