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다녀옴세를 하고 대문밖을 나갔던 남편이 다시 현관안으로 들어온다.
근데 들어오는 얼굴이 별로 좋지는 않다.
" 우이쒸~, 이씨, 에이씨~ "
씩씩거리는 폼이 뭔일이 있긴 있나본데 감을 잡을수가 없다.
" 왜요? 왜 그래요? "
딸과 동시에 바라보며 묻는데 하얀눈만을 흘기고 있다.
감았는지 떴는지 때론 헷갈리는 그 작은눈을
째지게 흘겨보는거다.
영문을 알수가 있나?
그냥 두고 볼밖에.
" 이거 누구꺼냐? 응? 큰년이야 작은년이야? "
하얗게 싸여진 조그마한 물체를 내 코앞과 딸아이 앞에 바짝 들이민다.
뭘까? 받아들고 보니 그건 생리대였다.
" 이게 왜 당신 차안에 있대? "
물으면서도 그것은 분명 딸아이것이라는걸 난 알수 있었다.
왜냐면 난... 헝겁으로 된것을 착용하니 말이다.
체질이 하도 별나서 시중에서 파는 생리대를 난 할수가 없다.
하루정도만 하고나면 심하게 가려웁고
때로는 짖무르기까지 하니 귀찬더라도 꼭 헝겁기저귀를 삶아서 쓴다.
그러니 내것이 아니라는것은 드러났고.
결국은 딸년것인데 칠칠치 못하게 어쩌자고 그것을 즈이애비 차 안에
빠뜨려 놓았는지...
" 어~어...아빠 그거 내것같은데요 "
딸아이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즈이아빠에게 이실직고를 해 버린다.
아마도 생리중에 외출할일이 있어 휴대했다가
깜박하고는 자동차의 다시방안에 놓고 내린모양이다.
" 이누무 지지배 잠지가리개는 어쩌자고 아무대나 놓고 다니냐? "
" 잉? 뭐, 뭐 뭔 가리개? "
딸과 나는 동시다발로 버벅거리며 남편에게 묻는다.
" 잠지가리개 "
하며 소락지를 빽! 하고 지른다.
" 헉~ 아빠 그건 생리대라는거예요 "
" 생리대는 무슨 생리대. 아~ 이것으로 잠지를 가리니 잠지가리개지
어떻게 생리대냐? "
미쳐!
아이와 나는 파안대소로 남편을 바라본다.
한참을 웃다보니 슬그머니 다른명칭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
하여 샐곰샐곰 남편의 눈치를 보며.
" 여보, 그럼 브래지어가 뭐유? "
" 브래지어? 그건 젖가리개지 뭐긴뭐야? "
생각할것도 없다는듯이 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다.
다시 뒤집어지는 딸과 에미.
별 희안한걸 다 묻는다는듯
멀뚱히 바라보던 남편이 말을한다.
" 얌마, 내가 뭐 잘못말했냐? 헝겁조가리로 젖을 가리고 있으니
젖 가리개고. 휴지조각으로 잠지를 가리니 잠지가리개지.
그럼 그걸 뭐라 말하냐? 별걸로 다 웃네 "
이젠 배까지 움켜쥐며 아이와 나는 나 뒹군다.
남편은 흠흠~ 헛기침을 한뒤 출근을 하러 나갔고
우리의 웃음이 어느정도 수습이 된뒤
나 역시도 딸아이에게 말을한다.
생리대를 아이의 코 앞에 바짝 들이대며
" 야 이누무지지배야 잠지가리개 아무대나 놓지말고
제대로 야무딱지게 치워놔 "
" 어~엄마 "
" 그리구 젖가리개는 젖가리개 자리에 잠지가리개는 잠지가리개 자리에
정리정돈 해 놓구 엄마 나갔다올께 "
" 어디 가는데? "
" 어디가~기인... 잠지가리개 사러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