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정말 하지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너무도 절실히 듭니다
하지만 어쩌랴 산다는게 그게 아닌걸...
장롱을 정리하고
가구도 줄이고
버릴 옷 은 버리고
최소한의 것으로 모두 줄이고..
삼단장 제일 윗칸을 열었습니다
얼마전 이렇게 될줄 모르고
그이 의 옷을 모두 한곳에 모으느라
맘 아팠던 기억
오늘은 다 꺼집어냈습니다
차곡차곡 소쿠리에 담았습니다
그리곤 들고 나갔습니다
골목 끄트머리
거기에 우두커니 섰던
파란색 쇠로만든 커다란 통앞으로...
"새댁 옷 그거 버릴끼가?
그라만 내도. 팔아서 용돈 쓸란다"
"아니요 할머니 이거 팔수 없는것들 인데요
다음에 모아서 드릴께예"
그리곤 헌옷 수거함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이의 넥타이, 와이셧츠, 바지,
양복, 잠바,티셧츠,멜빵.......
그리곤 빈 소쿠리를 들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사진도 정리를 했습니다
그이가 있고 내가 있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턱시도를 입고
한복에 비녀를 지르고
폐백을 드리던 사진까지....
남김없이 태웠습니다
그동안의 힘들고 지친
시간이라도 태우려는듯....
이렇게 한다고
가슴속에 잔상들이 없어지는것도
그 어떤 것도 아니겠지만
지난날의 나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면
지나친 행동이까요?
애써 혼자 서려고 애쓰는 내 모습이
왜 그리 불쌍하게 느껴지는지...
막내는
"엄마 무슨 사진 태우는데?"
하면서 창문 너머로 마당을 내려다 봅니다
혼자서 일어서야 겠습니다
이젠 혼자서 일어서야 겠습니다
어두컴컴한 방 한구석 에서
태양이 뜨거운 길거리로 ....
그래서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아이들과 나의 미래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이젠 내게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지 않겠지요
젊다고 말할 시간이 좀 더 남아 있을때
좀 더 아이들을
그리고
나를 위해 뛰어야겠습니다
내일 이사를 하고
정리를하고
그러다보면
며칠동안 컴을 켤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사를 다 한후에
그이의 흔적을 없애버린걸
또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그러지 않기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24시간을 48시간으로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