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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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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3


BY 녹차향기 2000-11-07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려'
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가 있어요.
아마 우리 아줌마 세대들이라면 모두 아실만한 노래라고
생각해요.

며칠전에는 초등학교 1학년때의 동창을 인터넷을 통해 되찾아서 오랜 시간동안 전화로 회포를 풀었어요. 통화가 끝난다음
책장 깊숙히 박혀있던 어렸을 적 앨범을 꺼내어 보았지요.
까아만 눈동자의 고 작은 소녀소년들은 지금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어떻게 변했을지 생각하고 났더니 가슴 한 켠이 답답해 지더라구여.
세월이 참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더니...
오늘 그런 친구 하나씩 기억에서 꺼내여 보세요.

어제 부지런하고 공부 열심히 하시는 저희 시어머님 말씀을
이어 계속 할게요.
저희 시어머님은 전라도 분이세요.
아시죠?
전라도 음식 굉장히 맛있는 거.
고장에 대한 자부심 못지않게 음식에 대한 감각 또한 탁월하시답니다. 못하시는 음식이 없어요.
직장생활만 수년을 하다가 결혼을 한 저로서는 하늘의 별따기였죠. 김치(배추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갓김치...)
며 각종 나물과 얼큰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거 요리책에서 본 것 같은, 그리고 아주 이름난 요리사나 해 낸 그것과 같은 거....
투박하게 담아내시는 점 하나만 빼놓고는 완벽했어요.
저 무쟈게 혼났어요.
콩나물을 무칠 줄도 모르는 제가(간신히 밥, 라면 정도....)
어떻게 그 많은 음식을 꿈을 꾸겠어요.
하나씩, 둘씩 배워나가는 동안 눈물, 콧물 쏟기를 수십번 했지요.

솔직담백하신 저희 시어머님은 직설법을 항상 쓰시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된통 혼나야 하는 일이 무척 많았답니다.
하지만, 뒷끝이 없으시기 때문에 또 금방 분위기 전환을 해 주셔서 그나마 다행...

지금도 부엌에서 각종 음식을 할라치면 손수 양념을 하시고, 파, 마늘을 다듬으시고, 쌀씻는 법도 우리와는 정말 다르답니다.

나이먹었다는 것을 무기삼지 않고,
나이 들었다는 것을 명예로 삼지 않으시고
먼저 나서서 솔선 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지 않나요?

다른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무조건 일임을 하시곤
뒤 돌아서서 다네,쓰네, 떫네 하시다고 하는데 차라리
이렇게 속시원하게 당신이 알아서 해서 드시고, 우리에게 주시니 좋은 방법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나서 우리에게 요구하실 것은 또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피차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현명함이라 생각해요.
그것 또한 건강이 뒤따라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고요.
건강이 모든 행복의 근본이잖아요.

오늘 저녁 바람이 무척 차가워졌어요.
입동이라고 과연 겨울이 본색을 드러내고 싶은가보죠?
감기 조심하시고요,
건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봐요.
주부의 건강이야말로 가정의 건강의 기본이니깐요.
아이들 홍역도 조심시켜야겠구요.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