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런 혀를 날름거리며 때를 기다리는
고통의 화신이여.
아직도 나를 떠날 수 없는건가!
이젠 당신의 발길질에도 아파할 기력조차 없다.
사람사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데 왜 나는 그 공평함에
예외인듯 싶다.
어린시절.
지금 유치원 다니는 둘째놈만할땐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시골 외가에 어린 남동생과
남겨진후 꼬부랑할머니와 산 십년 세월
저녁노을 가득 담은 두 눈엔 아득히 먼
정류장에 혹여 엄마모습 보일까.
기다림에 지쳐 눈물이 다 마르고
언제부턴가 그리움을 잊으려
시골구석을 하루종일 헤메이며 씩씩하게
보낸 유년시절
어느새 난 상처를 돌아가신 할머니와 묻어둔체
세상 밖으로 나와 평범한 주부가 되었건만...
첫 아이
너무 예쁜 딸이다.
생후 육개월째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간질이었다.
너무 어려서 ...차마 내 손으로 질긴 생명줄을
끊고 싶었다.
수없이 많은 날들을 고통으로 몸부림쳐보지만
아!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누가 알까
왜 어른들이 자식을 키워봐야 사람된다 했는지
알수 있었다.
세상이 변해버렸다, 아니 내가 변해 버렸나
이젠 지켜줘야만 될 딸아이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매일
투쟁하고 있다.
언제나 100% 행복해질 수는 없지만 열심히 살아야지
가끔 힘들땐 돌아가고 싶다
아픔뿐이라 생각했던 어린시절
진달래 꽃무덤.텃밭에 가득했던 작약꽃 사이로
강아지쫓던 웃음소리.
가을이면 들국화 사태지던 언덕에 앉아 첫사랑
머슴아랑 끊없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황홀한 떨림으로
눈을 맞추던.밤마다 밤마다 별을 보며 누가 날 좀
지켜달라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어린시절이 그리워진다.
그 힘으로 날 지탱하고 있는건가 싶다.
아픈 아이때문에 힘든 엄마여.
눈을 감고 유년시절 행복한 웃음소리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