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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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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다시 떠나며


BY 두리 2000-06-07

이번 여행중에 중요한 일정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친구를 만나는날 어떻게 변했을까, 혹시 나를보고 너무 늙었다고 실망하지는 않을까,마음 설레이며 세탁소를 한다는 친구의 가게앞에 차를 세웠다. 가게문을 열고 기다렸다는 듯이 친구가 뛰어나왔다.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20년의 세월이 지나갔을뿐.
우린 서로 부등켜안고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다.
친구의 눈에 눈물이 비친다. 그러나 당당하고 자신있는 모습은
변함이 없다.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던날 우린 서로 짝이 되었고 서로의
처지가 비슷했던 우린 금방 친한 친구로 변해갔다.
등록금을 못내 여러날이나 학교를 못나오던날 난 버스를 갈아타며 물어 물어 구파발 그 친구의 집을 ?았다.
의외로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아 주던 그 친구.
자기에겐 큰 꿈이 있기에 이 시린 현실은 견딜만하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 하던 그 친구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멋진 사람을 만나 잘사는가 싶더니 어느날 나를 남겨놓고
이땅을 훌훌 떠나버렸다.
그동안 서로 편지만 오갔을뿐 한번도 보지 못했던 그리운 그 친구를 이제 만난것이다.
후리후리하던 친구의 남편은 이제 중년을 지나 장년의 나이로
접어들어 후덕하고 품위있는 모습으로 변해있었고.

가게문을 닫고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캐딜럭을 타고.
미국의 여느집처럼 겉보기와 달리 집안은 대궐같이 넓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영화속 그것처럼 멋졌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통 초록의 물결로 일렁이고.
친구는 옛날이야기에 깔깔대며 나를 웃기고 친구 남편은
내가 하루는 족히 먹을수 있는 커다란 스테이크를 뜰에서 구워와
나에게 내밀었다.
우린 시간의 벽을 뛰어 넘어 엊그제 만난 사람처럼 그렇게
행복한 시간속에 빠져들었다.
난 온갖 역경을 딛고 잘 살고 있는 친구를 보며 마치 내가
못이룬 것을 그 친구가 다 해준 것처럼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떠나던날 쌘프란시스코의 바람은 어찌 그
리도 매섭던지입고있던 반코트를 나에게 입혀주며 다시 만나자고 목이 메던 친구를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지...
친구야!
너무 고마웠구 행복했어. 항상 건강조심하고 지금처럼 그렇게
밝고 활기차게 살기를 바랄께.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