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그 하나}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미국 중서부지방에 가서 정착하기로
하고 그곳 백화점에 일자리를 구했다.
백화점 인사계원은 구직자가 제시한 보스턴의 신원보증인에게 인적
사항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며칠 후 구직자의 굉장한 사회적
연줄과 그의 조상에 관한 자세한 사항을 알리는 답장이 왔다.
인사계원은 보스턴으로 다시 편지를 보냈다. "내가 요청한 바에 대해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청년에게 일을 맡기려는 것이지,
그의 종자를 받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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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arvard graduate went to a Midwestern town to live and applied
for a job with a department store.
The personnel man wrote to one of the employee's references in
Boston for information and shortly after received a letter out-
lining in detail the man's fine social connections and ancestry.
The personnel man wrote back to the Boston reference and said,
"I believe you have misunderstood my request for information.
We want the young man for working purposes, not for bree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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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대한민국 성인치고 '씨받이'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목조목한 여배우 강수연을 월드스타로 만든 영화제목이니 말이다.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므로써 강수연은
명실공히 국제스타가 되었다.
아역배우로 출발해서 영화는 물론 안방극장까지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이제는 결혼해서 행복한 여인의 길을 갈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처녀표를 떼지(?) 않고 있다.
이 영화는 씨받이 마을의 어린 처녀가 엄마의 뒤를 이어 다시 씨받이
노릇을 하다가 목을 매달아 죽어 버리는 비참한 일생을 그리고 있다.
한 여인, 아니 수많은 여인들의 삶을 짓밟는 대가를 치르면서, 또 외
간 여자의 아이를 자기들이 낳은 아이로 위장하는 거짓 속에서 가문
을 전승시켜 온 역사는 얼마나 잔인하고 비인간적이고 위선적인 것인
가?
양반집의 남자는 절대적인 인간인 반면에, 씨받이 여자는 인간으로 취
급하지도 않는 이 세상이 과연 인간의 세상이란 말인가? 이러한 역사
의 본질을 우리는 현재에도 계속 이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들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울분을
안겨 준다.
요즘에도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남편과 시댁의 압력에 못이겨 온갖
방법을 다했지만 희망이 없자 이제 남은 길은 하나밖에 없다면서 회한
의 눈물을 흘리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 '마지막 길'이란
아내의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여자는 아직까지도 가문
의 대를 이어주는 씨받이란 말인가? 요즘에는 의학의 발달로 불임의
원인이 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 증명되었는데도 말이다.
또 꼭 이세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자식이란 부부를 이어
주는 끈이 되고 있으면 좋지만 어떤 원인이 있어 애기를 갖지 못한다
면 둘이 알콩달콩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앞으로는 환경호르몬의 영향
으로 불임부부가 더 많이 늘어날 거라는 경고도 있는데 그 때는 어떻
게 할 것인가?
얘기가 너무 심각해서 분위기가 딱딱하게 되었는데 잠시 분위기를
부드럽게 돌려보자. 내가 군대생활하면서 들은 잼있는 얘기가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6.25전쟁이 한창일 때 부대 앞
위병소에는 병사들의 어머니들의 면회신청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 하면 장가가서 대를 이을 손자를 낳지도 못한 아들이 전쟁 중에
전사라도 할까 무서워서 며느리를 데리고 대사를 치루러 온 것이다.
위병: 어머니, 누굴 면회 오셨습니까?
어머니: 김상병 면회 좀 하러 왔어라우. 외박 좀 시키 주시소.
위병: 어머니, 전투 중에 외박은 안됩니다.
어머니: 보소,저기 우리 며느리를 데불고 왔어라우.
우리 영감태기가 매일 손자 노래를 불러서 이번에는 하늘이
무너져도 내 씨를 받아갈라우.
위병: 어머니, 무슨 씨를 어디다 받아간단 말씀이세요?
어머니: 아고, 그걸 우째 설명을 드린데유. 남새스럽게시리.
그나저나 씨를 받아갈라면 말씸드리겠어라우. 우리 아들하고
며늘하고 하룻밤 합방을 하게 해 달란 말씀이지유.
위병: 어머니, 그럼 진즉 그렇게 말씀하셔야지요. 잠깐
기다리세요. 김상병 외박시켜드릴테니 씨 많이 받아가세요.(ㅋㅋㅋ)
무슨 코메디에 나오는 한 장면 같지만 이것은 실화이다. 얼마나 대를
이을 손자 걱정을 했으면 며느리를 데리고 아들 면회까지 가서 씨를
받아 올 생각을 했겠는가. 참 눈물겨운 이야기다.
처음에 소개한 야그는 미국의 이야기다. 우리 나라에서 말하는 대를
잇기 위한 씨받이하고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좀 더 우수한 씨를
받으려는 우생학(優生學)적인 입장에서 만든 유머다. 우리 나라에서는
여자가 남의 집에 대를 이어주기 위해서 씨받이로 들어가지만 위에서
는 우수한 자식을 얻기 위해서 우수한 두뇌를 가진 남자가 씨받이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썰은 다음 기회에 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쪽팔린 야그 하나 들려드리고 손수다를 끝낸다.
#에거 쪽팔려
오늘은 교양과목으로 민속문화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교수님이 저에게 숙제를 내주셨죠.
민속문화 중에 상부상조에 관한 것이 있으면 조사해 오래여.
그러면서 상부상조하면 생각나는 거 말해보라는데.
"향약…"
"두레…"
여기저기서 나오는 답들.저도 하나 말했죠.
"씨받이(?)!"
아!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품앗이를 말하려고 했는데.
왜 그랬을까?
아고, 쪽팔려! 씨받이가 아니라 씨8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