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부시럭거리며 누가 들어온다
새벽 미명이 창가에 걸쳐진 이 시각에
술냄새가 역하게 공기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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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가 그대로인 얼굴로 겨우 일어난 남편
늦어도 8시 20분엔 나가야 한다
신문을 갖고 들어온걸 보니
잠도 겨우 몇시간 잤는 모양이다
-신경성 위궤양 걸린 다른집 아내 이야기서 부터
-누가 누가 아내 빨리 죽이기 게임 하냐부터
-미인 박명이라는디 까지
옆에서 궁시렁거리는 나를
실실 웃으며 툭툭 건든다
-이넘의 인기를 우째 감당허냐고
-딴넘은 안찾고 자기만 찾는다나
끝도 없는 변명 아닌 자기 만족 비스므리한 말 끝에
안주머니에서 툭 건네주는것,,
이지역에서 가게를 시작한지도 어느새 십여년이다
수십여개가 넘는 가게 주인들이 다같이 합심한 결과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었다
물론 앞으로의 자구책 마련이라는 중대사안을 고려한
최종안 인것이다
5월 부로 남편은 협회 일을 하게 되었다
가게는 잠시 다른이가 돌보고 사무적인 일을 하면서
회사원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결혼하고 한번도 월급이란 이름으로 돈을 받아보지 못한 나이기에
남편의 이름이 새겨진 봉투를 받으니
말할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드는것이 아닌가!!
출근은 정확하고
퇴근은 고무줄 시계같은 회사원인 남편
정말 셀러리맨이 다 됐구나 싶기도 하고
그저 놀이문화에 익숙한 그의 일상이
다음날 출근 시간이 되면
예의 죽을 맛임을 알기에
가슴 한켠이 짠하기 까지 하다
물론 액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그의 땀이 그 사이마다 결정체가 되어 흐르는듯 하다
직장 생활 경험이 없는 나로선
처음 보는 우리만의 월급 봉투이다
나갈려고 줄을 서고 있는 돈은 재촉하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대로 두고 싶다
잘못 건드려 쓰기라도 하면
남편에게 미안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예약된 돈들의 자리 찾기를
대기 상태로 돌리고
하루만이라도
남편의 이름이 쓰여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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