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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70

중독 ..... 여자이기에


BY 수다 2001-04-20

저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무언가에 누군가에 미칠 수 있는....

그 옛날에는
애잔한 가슴도 , 그리움도
그 모두가 종내에는 상처라고 믿었기에
차겁게 외면했습니다.

가지 못 한 나머지 길 !!!!
그래요.
10대 20대에 가지 못했기에
서러운 30에 저는 중독을 찾습니다.

무언지 모를 허전함에
내가 미칠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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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밤마다 힘들던 때가 있었어요.
악몽과 가위눌림으로....

평소 잠기가 밝던 저는
남편이 온 줄도 몰랐고
딸 아이가 문을 열어주었지요.

회식으로 늦게 귀가한 남편이
곁에 누었습니다.

가위눌림과 손의 마비로
한참을 허우적 거리던 저는
잠에서 어렴풋이 깨어났어요.

순간 저는
남편의 울음을 보았습니다.
등 뒤에서 흐느끼는 내 남편의 소리를...

" 여보, 제발 아프지마라~ 건강해라 수령아~ "

그래요. 얼마나 듣고 싶었던 소리였는데
시끄럽게 아내사랑을 외치던
철없는 남편도 필요없었고

끝내 고쳐지지 않을 피터팬 같던
내 남편이
웬디 흉내를 내며
엄마 역활을 충실히 해주어도
이미 얼어버린 마음을 녹일 수는 없었는데

등 뒤의 눈물은
자존심 강한 저를 이틀은 울게 만들었습니다.
혼자 몰래....

결혼 9년
피터팬에서 엄마로 돌아온 남편에게
저는 웬디에서 꿈꾸는 하이디로 남았습니다.
클라라의 집에서 알프스를 그리던 하이디.

남편의 커다란 품에 9년을 변함없이 안겨 잠이 들어도
피터팬에게 거는 기대는
매번 조금씩 사그라드는데

허무한 재 처럼
가슴이 무너진 깊이 만큼
남편은 돌아왔습니다. 엄마로
아빠가 아닌 엄마로...

저는 냉정합니다.항상...
표현하지 않으며 쓸어내리는 아픔은
애정담긴 잔소리 보다 더 싸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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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남편에게 바랍니다.
아내의 가슴에 말없는 슬픔이 깔리기 전에
까까머리 아이가 아닌
가슴을 편히 묻을 수 있는 아빠가 되어주시라고요.

평생 볼 수 없고 앞으로도 보기 힘든
등 뒤에 자리한 남편의 눈물 !!!

가벼운 몸짓보다 깊은 눈빛을 바랍니다.
모든 아내들은....

심한 아픔으로 추위에 떨어도 모르고 자는 남편 !!
저는 듣고 싶었습니다. 며칠 전 그 소리를
" 내 너를 사랑한다 . 아프지 말아다오 "

남자들은 여자의 이런가슴을 모를테지요 ?
여러분도 한 번 돌아보세요.
어떠했는지 말입니다.

아내이기에 이런 말을 차마 못합니다.
이해 못할 자존심
그리고 감상적이라고 치부될까봐

커다란 물질과 부산한 이벤트 보다
때로는 한 마디의 진심어린 말이 더 행복하답니다.

여자이기에.....



배경곡 : 이승훈 - 말해주지 그랬어

현구네 찻집 오시는 길 : my.netian.com/~ghkdtn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