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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1

배꽃님! 그래도 부럽습니다


BY 여울 2001-04-19

배꽃님은 40대?
이런 답글을 쓰는 본인은 50대 하고도 중반입니다.
그나마 마음의 여유가 무척 많은것 같아 부럽군요.
며칠전에 써놓았던 일기를 옮겨 볼께요.
세상에는 하고많은 사람들이 표현되지 않는 모습으로 살수
있다는것을 나날이 실감 하면서 님의 글에 위안을 가져봅니다.

**********4월ㅇ일
한심하기 그지없는 나 자신이다.
왜? 이러고도 사냐? 꼴백번을 자신에게 물어도 해답은 없다
걍 사는거다 목구멍으로 밥 넘기니 사는거지!

한창 혈기 넘치는 아이들이라 저녁 밥은 맛나게 먹어준다.
배고프면 뭔들 맛이 없으랴 마는 돌 조차도 소화시킬수 있
는 청년들이 아닌가?
시장이 반찬이라 했으니 반찬 같은거 따지지 않은지도 꽤
오래 된것 같다.
무능해진 남편은 가끔씩 반찬솜씨없다고 타박하던 버릇조차
구차해진 요즘 생활 앞에선 찍 소리 안한다.
그저 주는데로 먹는것만도 감지덕지라는 듯...

나는 단돈 천원이면 두부라도 한모 사서 찌게에라도 넣겠다는
민생고에 밀착된 생활에서 벗어날수 없는 삶인데,
남편은 잠시의 충동도 이기지 못해 나몰래 소주병 감춰와선
내가 먼저 잠든후에 혼자 마신다.
"오죽 괴롭고 힘들어 잠시라도 시름을 잊고 싶어서 저럴까"?
라고 봐줄수는 있다 그러나 담배도 피우고 있지 않은가?

난 단돈 몇푼의 버스비 조차 없어서 볼일도 차일피일 미루
고 있는데....카드로 기름 넣으면서 빈 작업장으로 날마다
출퇴근 해야하는 모순 덩어리들!
우린 뭔가 한참을 잘못 살고 있음이 분명 하다.
일거리가 없어서 손놓고 놀고 있는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헤아릴수조차 없음에도 현실을 직시할줄 모르는 타성에 젖은
생활을 여전히 하고 있다.
한푼의 전화요금도 아껴볼 요랑으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구..
식구들 따라 다니며 전기 끄고...
한밤중에는 아직도 온기가 필요한 날씨건만 식구들이 춥다고
벌벌 거려도 참으라고만 한다.

언제나 이 길고긴 고달픈 삶의 여정이 끝날까?
그저 암담하고 막막한 현실 앞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내 속
사정을 터 놓지 못한다.

나에게 노동력이라도 있음 이러고 살진 않겠는데....
아주 심각한 현실이죠?

혼자서 애태우고 답답한 맘을 잠시 일기장에서 옮겨 보았습니다.
그래도 목숨이 붙어 있는날까지 희망의끈을 붙들면서 님처럼
여유롭게 최면이라도 걸면서 살렵니다.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