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 그 기막힌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오월의 새순은 곱기만 하다. 지지난 달, 한 달 여를 물만 마시다 굶어 죽은 동네 아줌마... 다행히 딸은 아사직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단다. 그저께는 또 한 이웃이 병으로 먼저 간 남편이 안겨준 빚독촉에 시달리다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 그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보이는 12층 난간에서... 도시의 고독이라고 했던가? 같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나 또한 뉴스를 접하기 전엔 알 도리가 없다. 절박한 이웃들이 죽음을 선택한 그 순간에도 우린 숨쉬고, 웃고, 밥먹고, 자고, 하늘을 올려다봤을 게다. 대도시라는 거대한 괴물이 단절의 공간을 넓히는한 내가 방관되어 있듯이 나 또한 방관자로 계속 살아가야한다는 현실이 슬플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