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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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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나날...


BY 나그네 2002-05-15

딸아이가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고 얘기합니다.
어쩜 이리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한국을 떠나온 순간부터 난 기념일에 대한 기억이 없어졌습니다.
구정이 언제인지 추석이 언제인지 달력에 음력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란 핑계로 가끔은 부모님 생신조차도 깜빡 할때가 있습니다.
어린이날도 무심코 지나갔습니다.
어버이날도 무심코 지나쳤다가 다음날 전화한통 드렸습니다.
참 무심한 딸이지요.

아직도 가끔씩 메일을 주고받는 선생님들께 멜을 보내겠답니다.
엄마보다 기특한 딸입니다.
예전의 나였으면 5월이 돌아오기 전부터 고민을 했었을텐데...
어떤 선물을 해야하나, 미리 드려야 하나, 어쩌구 하면서.
많은 그리움과 많은 불편함과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가끔은 좋은 점도 있군요.
작년에 학년을 마치며 딸아인 그저 예쁜 초를 사서 선생님께
선물했답니다. 한 3000원쯤 할까요.
그런데도 선생님은 땡큐를 연발하며 빰에 뽀뽀까지 하고 껴안아
주셨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한국에서 학생으로 사는게 힘들다고 딸아이 친구들이 가끔 멜을
보내나 봅니다.
역시 한국의 아빠들도 힘들지요.
이것저것 시댁일과 아이들 학교까지 챙기며 살아야 하는 한국의
엄마들은 정말 힘들지요.

그런데 그래도 나를 힘들게 했던 삶이 그리운건 왜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