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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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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도 안 무서워하는 여자


BY 박명구 2000-05-24

모기도 안 무서워하는 여자!
세상에 모기를 무서워하는 여자가 어디 있담! 제목만 읽고도 감 잡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유독 겁이 많답니다. 남들보다 눈이 작으면 작았지 크지도 않는데, 무슨 겁은 그리도 많은지.....
그렇다고 정말로 모기를 무서워하냐구요?
그건 아니랍니다.
제가 얼마나 겁이 많냐고 하면요.
유리창에 비친 제 모습을 밤에라도 볼라치면 소리부터 지르고, 한밤중에 무서운 꿈이라도 꿀라치면 절대 혼자서는 잠들 수가 없어서
신랑 품에 꼭 안겨야 겨우 잠을 잘 수가 있구요, 시장갈 때 대문 앞에 강아지 한마리라도 있으면 우리 시어머니 앞세워야만 골목길을
빠져나갈 수 있답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그날도 조마조마 골목길에 강아지 한마리도 얼씬하지 않는 걸 확인하고나서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섰는데......
아뿔싸! 어느새 나타났는지 커다란 개 한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오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직도 우리 집 대문은 저만큼이나 남았는데.
그자리에 얼어붙어서 꼼짝도 못했죠.
그런데 이 놈의 개가 제가 겁많은 사람이란 걸 감지를 했는 지 조금씩 조금씩 내 손에 든 장바구니 앞으로 걸어오는거예요.
그 순간 "아,엄마야~~~~~~~~~~~~~~~~~"
사람들이 일순간 모여들었죠.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생겼나 싶었는지.......
그래도 제일 먼저 달려오신 건 우리 시어머니셨답니다.
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얼른 시어머니 등을 방패삼아 숨어버렸고, 사람들은 박장대소!!!!
그 때의 창피함이란......
지금도 혼자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그 생각이 떠올라 큰소리로 웃곤 한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모기 한마리가 성가시게 굴길래 손바닥으로 잡고 있는 걸 유심히 지켜보고 계시던 우리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에미야! 넌 모기는 안 무섭니?"
우리 신랑과 나, 그날은 종일 웃었답니다.